22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만난 중국인 대학생들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과 관련한 한국의 반(反)정부 시위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으로 국가가 혼란에 빠진 것을 우려하면서도 한국인들의 평화적 시위와 언론의 성역 없는 보도에 대해 부러움을 나타났다.
베이징외국어대 한국어학과 4학년 펑스샹 씨는 "대통령이 권력을 다른 사람에게 맡긴 느낌이 든다. 대통령의 개인 문제 때문에 국가가 혼란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특검법이 통과되는 것과 검찰 수사 내용도 봤다. 특히 대규모 시위를 보면서 한국인들의 정치 참여도가 매우 높다고 생각했고, 한국 언론들이 (그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한국어학과 석사과정인 뤄지 씨는 "중국에서는 그렇게 큰 규모로 시위하는 게 어렵다. 한국인들이 자신의 의지와 생각을 직접 표현하는 게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같은 과 대학원 석사과정생인 장전 씨는 "민주국가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현상 같다. 한국을 어떻게 개혁해야 하는지 한국인들에게 반성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반정부 시위는 물론이고 언론들조차 정부를 비판하는 보도를 하기 어렵다. 이에 최근 벌어지고 있는 한국의 비폭력, 자발적 시위 문화가 중국의 젊은 학생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이다. 중국인 학생들이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한국 정치에 관한 발언을 이어가자 학과장이 나서 "학교생활에 (질문을) 집중해줬으면 좋겠다"고 자제시키기도 했다.
올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갈등으로 한중 관계가 얼어붙는 것은 한국어를 배우는 중국인 학생들에게도 걱정거리였다. 이들은 양국 관계가 예전처럼 회복돼 교류가 활발해지기를 기대했다.
학생들과의 대화는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중국 신화통신이 공동 주최한 한중 언론인 교류프로그램에 참가해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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