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64·사법연수원 10기)는 2일 “검찰의 수사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보고 원점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특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모금)의 본질을 직권남용 등으로 보는 것은 구멍이 많은 것 같다”며 “다른 쪽으로 우회하는 것보다는 때론 직접 (치고) 들어가는 게 좋을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이)문화융성이라는 명분으로 통치 행위를 (했다고)내세울텐데 그걸 어떻게 깰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재단 기금 문제는 본질을 봐야 한다”며 “대기업들이 거액의 돈을 내게 된 과정이 과연 무엇인지, 거기에 대통령의 역할이 작용한 게 아닌지, 즉 근저에 있는 대통령의 힘이 무엇이었는지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특검은 박 대통령을 반드시 대면 조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조사 대상이 현직 대통령인 만큼 특검이 직접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서면 조사는 시험 보기 전에 답안지를 미리 보여주는 것”이라며 “바로 대면조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말을 하다보면 그 말에서 다른 얘기가 나올 수 있고 단서가 튀어나올 수도 있다”며 “그래서 진술을 받는 게 필요하고 진술의 의미가 중요하다. 대면조사는 그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진 인선에 대해서는 “기존 검찰 수사팀에서는 파견 검사의 3분의 1 정도만 받고 3분의 2는 기존 팀이 아닌 인력을 뽑을 생각”이라며 “다른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다. 전혀 새로운 시각에서 보고 토론할 수 있도록 하고 원칙적으로 부장검사는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특검은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수사팀장’으로 인선한 배경에 대해 “검사장급은 일선 검사들과 너무 거리감이 있기 때문에 수사팀장은 고참 차장검사급이 바람직하다”며 “큰 수사를 할 때에는 총괄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검사라는 게 일을 하다보면 자기만의 논리에 빠져들어 사실관계를 확정하고 법리를 적용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럴 때에는 거기서 빼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검사를) 정치 검사라고 보는 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며 “그때(국정원 댓글 사건 당시) 사정을 보면 어쩔 수 없었던 부분이 있다. 여기 와서 수사를 통해 명예회복을 하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박 특검은 또한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한 부분과 함께, 최태민 목사와 관련된 부분도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태민 목사 관련 수사에 대해 “유사종교 연루 부분도 자세히 볼 것”이라며 “제가 검찰에서 유사종교 사건 수사를 가장 많이 한 사람이다. 오대양 사건, 탁명환 피습 사건 등 (수사를) 맡아 종교 부분을 잘 안다”고 강조했다.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20)씨와 관련해서는 “어떻게든 입국시켜 수사해야 한다”며 “방법은 고민이다. 소환 등 절차를 독일 쪽과 잘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형사사법공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최순실 씨 측을 통해 입국하도록 하는 방안을 다양하게 강구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박 특검은 최 씨의 국정 농단 행위를 묵인·비호한 의혹을 받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비서관 수사에 대해서는 “가장 어려운 부분이 김기춘 전 실장일 것”이라며 ”그분 논리가 보통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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