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서 ‘우드득’ 소리가 나면서 통증이 심해진 환자가 ‘추벽증후군’ 진단을 받고 이렇게 물었다. 통상 관절 질환은 노화나 외상에 의해 후천적으로 생기지만 선천적인 관절 질환도 있다. 모르고 있다가 운동 등으로 외상이 생기면서 드러나지 않았던 관절 질환이 나타나는 것이다. 평생 모를 수도 있지만 갑자기 나타나면 조기 퇴행성관절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선천적 관절 질환으로는 추벽증후군 외에 고관절 이형성증, 원판형 연골판 등이 있다. 추벽이란 태아 때 형성되는 무릎 속의 부드럽고 얇은 막으로, 보통 태아 4∼6개월부터 퇴화하기 시작해 태어날 때는 없어진다. 이때 추벽이 퇴화하지 않으면 갑작스러운 운동이나 압박과 자극을 받아 더 두꺼워지거나 부어오르면서 섬유성 띠로 변한다. 이렇게 된 추벽이 주변 연골을 손상시키고 통증을 유발시키는 현상을 추벽증후군이라고 한다. 증상은 무릎 통증과 함께 움직일 때 소리가 난다. 무릎이 붓고 단단해지거나 무릎을 펼 때 결리기도 한다.
고관절 이형성증은 고관절의 탈구나 발육 부진을 보이는 질환이다. 고관절은 엉덩이뼈와 허벅지뼈를 연결하는 관절이다. 태어날 때부터 고관절이 제대로 생기지 않아 엉덩이뼈에서 허벅지뼈가 빠져 있는 상태를 고관절 이형성증이라고 한다. 한쪽 탈구만 진행되면 절뚝거리며 걷게 되므로 이상 신호를 알아채기 쉽다. 하지만 양쪽 탈구가 진행되면 엉거주춤 걸을 뿐 외형상 특별한 이상이 없어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별다른 치료 없이 성인이 되면 고관절에 탈구가 계속 진행되면서 해당 부위의 연골이 닳고 통증을 일으킨다. 심하면 퇴행성고관절염으로 이어진다.
원판형 연골판은 초승달 모양으로 생겨야 할 연골판이 그보다 큰 원판형으로 생긴 것이다. 선천적 기형이다. 원판형 연골판은 평생 동안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모르고 지내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정상 연골판보다 둥글고 크기 때문에 통증이 없어도 무릎에서 자주 툭툭 소리가 난다. 이와 동시에 통증이 있다면 원판형 연골판이 찢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성인이 돼서도 연골판이 찢어지지 않았다면 굳이 수술을 받을 필요는 없다.
이러한 선천적인 관절 질환은 정상 관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부 충격에 약하기 때문에 쉽게 손상될 수 있다. 통증이나 활동 제한 등 기존의 관절 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진단이 어렵고 방치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항상 무릎 소리나 통증, 걸음걸이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상이 생기면 적절하게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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