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이랑의 진로탐험]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미래의 직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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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안전관리사·방재전문가

2012년 화학공장 가스 누출 사고로 인근 나무와 농작물이 말라 죽는 등 극심한 피해를 겪었다. 사진은 당시 경북 구미시 산동면의 한 비닐하우스 포도. 동아일보DB
2012년 화학공장 가스 누출 사고로 인근 나무와 농작물이 말라 죽는 등 극심한 피해를 겪었다. 사진은 당시 경북 구미시 산동면의 한 비닐하우스 포도. 동아일보DB
 2012년 경북 구미의 화학공장에서 발생한 불산가스 누출 사고를 기억하나요? 당시 사고로 5명이 사망하고 반경 700m 이내 지역의 숲과 들이 초토화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또 마을 주민 수백 명이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하고 가축들이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처음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공장에서 흔히 일어나는 사고로 여기고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일이 그렇게까지 커질 줄 모르고 가스 누출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시도를 하지 않았던 것이죠. 결국 사고 지역 일대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고, 지역 주민들이 힘들여 키운 농산물과 가축들은 폐기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정든 고향을 떠나는 사람들까지 생기는 안타까운 일이 계속됐습니다.

 화학물질 사고가 국내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세계 최악의 참사는 1984년 인도의 보팔 지역에서 발생했습니다. 농약제 원료로 사용되는 유독가스가 2시간 동안 방출돼 2800여 명이 사망하고 20만 명 이상이 부상했습니다. 그리고 30년이 지난 지금도 사고로 인한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쓰는 각종 제품에는 화학물질이 사용됩니다. 화학물질이 안전하게 사용된 치약이나 샴푸, 화장품 등은 일상생활에서 아주 친숙합니다. 하지만 유해한 화학물질은 엄청난 피해를 불러오니 사고가 나지 않도록 예방하고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체계적인 화학물질 관리와 사고 예방을 위해 우리나라는 2015년 1월부터 ‘화학물질관리법’을 개정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전문가를 육성할 계획도 수립했습니다. 바로 ‘화학물질안전관리사’라는 직업입니다. 화학물질안전관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화학, 안전, 환경 등에 대해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심층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우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늘 공부하고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죠. 또 화학물질로 인한 사고는 환경오염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도전하면 보람을 느끼며 일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화학물질 관리에 대한 국가자격 신설을 준비 중인데, 국가자격을 취득하면 화학물질의 생산, 유통, 사용, 폐기 등과 관련된 기업으로 진출하거나 환경직 공무원, 화학연구원으로 일할 수 있습니다.

 화학물질 사고 같은 재난을 막고 관리하는 일에 관심이 있다면 이 직업에도 관심을 가져볼 수 있습니다. 바로 ‘방재전문가’인데요, 방재전문가는 자연재해를 비롯해 화재, 붕괴, 폭발사고, 전염병 등 국가의 재난을 예방하고 재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직업입니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미래가 불안하다는 말을 많이 하죠?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를 대형 사고나 자연재해를 미리 예방하고 대비하면 불안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만큼 미래에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직업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겠죠?
 
이랑 한국고용정보원 전임연구원
#화학물질안전관리사#방재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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