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기내 난동’ 막은 팝가수 리차드 막스…무슨 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1일 11시 23분


비행 중인 대한항공 기내에서 술 취한 승객이 난동을 부리다 주변 승객들에게 제압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마침 현장에 있었던 미국의 유명 팝가수 리차드 막스는 대한항공 승무원들의 미숙한 대처능력을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21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해당 여객기(KE480편)는 20일 오후 2시 반 베트남 하노이에서 출발해 오후 6시 34분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이 여객기가 이륙한지 약 1시간 40분 뒤 프레스티지석(비지니스석)에 탔던 한 한국인 남성은 식사와 함께 위스키 2잔 반을 주문해서 마신 뒤 오후 4시 20분부터 만취해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만취남은 옆 승객에게 시비를 걸고 얼굴을 손으로 때렸으며 이를 제지하는 여성 승무원을 밀치거나 머리채를 쥐고 잡아당기기도 했다.

이를 보다 못한 주변 남자 승객들은 나서서 남성을 제압했고 그 중에는 막스 씨도 있었다. 당시 여성 승무원들은 기장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테이저건을 가져왔으나 만취남과 다른 승객들이 얽혀 있어 제대로 쏴보지도 못했다.

결국 해당 남성은 포승줄에 결박당했고 여객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한 직후 공항경찰대에 체포됐다. 경찰은 해당 남성이 만취 상태라 조사가 어려워 불구속 입건하고 귀가 조치했다고 밝혔다.

막스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현장 사진 여러 장을 올리며 "대한항공은 이런 잠재적인 위험상황에 대처할 준비가 되지 않아보였다"고 비판했다. 또 "내 아내와 나는 무사했지만 한 승무원과 두 명의 승객들은 상해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막스 씨는 "여자 승무원들은 이런 미치광이를 제압하는 훈련을 전혀 받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며 대한항공에 불만을 나타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당시 기내에는 조종사 외 여자 승무원만 6명이 탑승해 있었다.

마침 남자 정비사 한 명이 출장 차 타고 있어 상황정리에 합세했지만 자칫하면 대형사고로 번질 수도 있었던 사건이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남자 승무원이 반드시 탑승해야 한다는 규정은 현재 없다"며 "유사시에는 조종사가 와서 함께 상황을 정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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