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대한항공 기내 난동’ 미흡한 대처?, 수사 대상 아냐”

사진=리처드막스 SNS 캡처

미국 팝 가수 리처드 막스(53)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린 ‘대한항공 기내 난동 사건’에서 승무원들의 대응 방식이 논란인 가운데 인천국제공항경찰청이 승무원의 대응 방식을 수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항공기는 베트남 하노이발 인천행 대한항공 480편으로 지난 20일 오후 임모 씨(34)가 약 4시간 가량 난동을 피워 승객 2명과 승무원 1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난동을 부린 임 씨는 리차드 막스 등의 주변 승객과 승무원들의 의해 제압돼 항공기 착륙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만취한 임 씨를 조사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의자 아버지의 인계에 따라 집으로 귀가시켰다.

당시 영상이 공개되면서 임 씨를 제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비된 점, 승무원이 테이저건을 들고 전혀 사용하지 못한 점 등이 미흡한 대응 논란을 불렀다. 지난 20일 리처드 막스는 자신의 SNS에 당시 상황이 담긴 6장의 사진을 공개하며 대한항공을 가르켜 "이 같은 상황에 훈련받지 못한 듯한 승무원들은 완전히 미숙했다"고 지적했다. 임 씨는 위스키 2잔 반을 마신 것으로 밝혀졌으며 기내 탑승 이전의 음주 여부, 마약 투여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인천국제공항경찰대 관계자는 “항공사의 미흡한 대처에 관한 부분은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따라서 수사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설령 동승자나 시민 단체의 고발이 있더라도 경찰 소관이 아니고 국토부 항공보안과에서 담당한다”라며 “국토부 항공보안과에서 조사 후 과태료를 부과할 순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마약 투여 여부는 피의자의 동의를 받고 소변 검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며 “피의자 인계 당시 팔을 확인해봤으나 주삿바늘이 발견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는 23일 1시까지 임 씨에게 출석할 것을 통보한 상태이며, 임 씨는 변호사와 상의하겠다는 말 이외에 명확한 대답을 하지 않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출석하지 않으면 재차 출석 통보를 할 것이며 이에 불응 시 다음 절차대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 시행된 개정 항공보안법에 따르면 기내 폭언 등 소란행위와 음주 약물 후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를 했을 때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처벌이 약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기존 벌금 500만 원 이하의 형에서 강화한 것이다. 또 기장 등의 업무를 위계나 위력으로 방해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한편 대한항공은 "국토교통부 규정에 따라 1차 경고하고 이후 경고장을 제시했으며 그래도 난동을 멈추지 않아 테이저건을 사용하려고 했다"면서 “주변에 다른 승객들이 뒤엉켜 있어서 함부로 쏠 수 없는 상황이라 포승줄을 이용한 것”라고 해명했다. 또 리처드 막스의 지적에 대해서는 "과장된 주장이다"라며 “회사는 매뉴얼대로 상황을 조치했다”고 반박했다.
동아닷컴 박진범 수습기자 eurobe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