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로와 ‘T자 코스’를 부활시키는 등 전보다 한층 어려워진 운전면허시험 제도가 전면 시행된 첫날인 22일 전국 운전면허시험장에서 불합격자들이 속출했다.
이날 온라인상에서는 새로 바뀐 운전면허 시험 후기가 잇따라 게재됐다.
트위터리안 ‘@iNoon****’는 “조카가 오늘 운전면허 기능 시험 쳤는데, 응시자 전원이 사이 좋게 떨어졌단다. 오늘부터 예전 시험방식으로 바뀌었다는데, 다들 적응 못했다고”라고 전했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도 “시험 정말 어렵다. 말그대로 헬이다. 왠만하면 차와 몸이 하나가 되어야 함”이라며 “함께 시험 대기한 사람들 전부 실격됐을 정도로 어려웠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면허시험장과 운전학원 시설 공사 등 준비를 마치고 이날부터 새 제도를 도입했다. 경찰은 2011년 면허시험 간소화 이후 운전면허를 따기가 쉬워지면서 사고 위험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자 관련 법령을 개정했다.
새로운 운전면허시험에서는 우선 운전면허 학과시험 문제은행 문항 수가 기존 730개에서 1000개로 크게 늘어났다.
또한 과거 기능시험에서 대표적 난코스로 꼽힌 경사로와 직각주차(T자 코스)를 비롯해 좌·우회전, 신호 교차로, 가속 코스를 추가해 평가 항목이 현행 2개에서 7개로 늘었다.
실격 기준도 종전에는 ‘안전띠 미착용’과 ‘사고 야기’ 등 2개 항목이었으나 ‘음주·약물운전’ ‘30초 이내 미출발’ ‘시험코스 누락’ ‘경사로 정지 후 30초 내 미통과 또는 뒤로 1m 이상 밀릴 때’ ‘신호 위반’ 등 5개가 추가됐다.
경찰은 장내 기능시험 합격률이 종전 92.8%에서 80%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날 전국 운전면허시험장에서의 실제 합격률은 이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진작에 면허를 따서 다행이다”라고 의견을 내놓은 누리꾼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어려워진 게 다행이다. 초보운전 사고율이 줄지 않을까”, “‘물면허’에서 ‘불면허’가 됐네”, “걷다가 넘어지면 내가 다치는 거지만 운전하다 실수하면 남 죽이는 것”, “운전면허시험 어려워졌다고 불평하는 인간들은 뭐야. 그게 생명하고 연관돼 있는 건데”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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