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 제조기’ 영업비밀 빼돌려 美에 회사 차린 대기업 임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2일 18시 17분


국내 유명 가전업체 영업비밀을 빼돌려 미국에 회사를 차린 전직 한국계 미국인 임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유명 가전업체 A사의 '가정용 수제 맥주 제조기' 영업기술을 유출해 미국에서 같은 사업을 진행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 위반 등)로 미국 국적의 신모 씨(42)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A사 신사업 기획을 위한 전무로 일하던 신 씨는 가정용 수제 맥주 제조기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해당 제품의 수익성이 커 보이자 신 씨는 올해 1월부터 도면이 담긴 '공정 흐름도'와 '미국 내 시장조사 결과물' 등 영업비밀을 빼돌렸다.

신 씨는 A사가 더 이상 사업을 추진 못하도록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한 부장 및 핵심 연구원 5명에게 "지분을 주겠다"며 유혹했고 이들은 회사의 눈을 피해 3월부터 순차적으로 퇴사했다. 이후 확보한 핵심 기술을 토대로 미국에 법인을 세운 신 씨 일당은 국내에서 투자금 10억 원을 유치한 뒤 시제품까지 개발했다.

A사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신 씨가 경기 용인시에 세운 한국지사를 압수수색해 신 씨 일당을 검거했다. 신 씨는 경찰조사에서 "A사 제품과 우리 것은 다르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A사 측은 영업비밀이 유출돼 해외시장을 선점 당할 경우 5년간 1조5000억 원의 피해액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정동연 기자 ca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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