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참여 이끌어내 성과 높이는 대구 남구 ‘청소행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3일 03시 00분


환경지킴이 봉사 늘며 쓰레기 줄고… 재활용 분리 수거율도 3배 높아
대구시 종합평가서 10년째 1위

대구 남구 대명3동 주민들이 집 앞 골목에서 청소를 하고 있다. 남구는 지난해부터 주민들 스스로 동네 주변을 가꾸는 사업을 시작했다. 대구 남구 제공
대구 남구 대명3동 주민들이 집 앞 골목에서 청소를 하고 있다. 남구는 지난해부터 주민들 스스로 동네 주변을 가꾸는 사업을 시작했다. 대구 남구 제공
“밝고 깨끗한 거리를 보면 흐뭇하죠.”

 대구 남구 봉덕3동에서 수년째 환경감시단 봉사 활동을 하는 이현숙 씨(58·여)는 예전보다 쾌적해진 동네를 둘러보는 일이 즐겁다. 이 씨는 “시간이 갈수록 주민들이 쓰레기 분리 배출을 올바르게 하고 집 앞 골목길도 말끔히 치우고 있다”고 말했다.

 남구는 지난해부터 주민이 스스로 동네 주변을 청소하는 ‘행복 홀씨 입양 사업’을 하고 있다. 민들레 홀씨처럼 행복이 퍼지는 봉사를 한다는 뜻을 담았다. 주민들은 환경미화원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운다. 일정 구역을 맡아 수시로 청소하고 화단도 꾸민다. 현재 동호회 등 21개 단체, 2145명이 협약을 맺고 활동하고 있다. 청소 면적은 앞산공원과 신천 둔치 등 남구 전체 면적의 40%가량인 700만여 m²다. 대명2동 주민 이종길 씨(58)는 “주변에 학교와 원룸이 모여 있어 쓰레기가 많은 편인데도 길거리에 쌓이는 일이 거의 없다”며 “도시 환경이 좋아지니까 이웃 간의 정도 돈독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구의 청소행정이 주민 참여로 성과를 높이고 있다. 환경 지킴이 봉사가 크게 늘면서 쓰레기양도 줄고 있다. 남구는 최근 대구시의 청소행정 종합평가에서 8개 구군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2007년부터 10년 연속이다. 남구는 올해 상금 1억 원을 포함해 10년 동안 받은 상금이 9억 원이다.

 남구가 1위를 한 평가 항목을 살펴보면 비결을 엿볼 수 있다. 청결운동 주민참여율 13.6%(평균 2.5%), 지난해 대비 음식쓰레기 감소율 2.54%(평균 1.53%)는 다른 구군보다 크게 높다. 종이팩 수거 등 재활용 분리 수거율도 평균보다 최대 3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남구는 올해 환경부의 생활 및 음식물류 폐기물 관리 평가에서 우수 표창을, 재활용 가능자원 회수 경진대회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장관상을 받았다. 최근 대구시의 도시 환경 개선 평가에서 8개 구군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성과는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통반장 환경 지킴이 활동과 생활 쓰레기 분리 배출 설명회, 폐의약품 배출의 날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13개 동의 원룸 단지에서 운영하는 재활용품 통합수거함은 주민 편의를 높이고 쓰레기를 줄였다. 식당 손님이 잔반을 남기지 않으면 100원을 돌려주는 음식 문화 개선 캠페인(드림 캐시백)은 우수 정책으로 꼽힌다. 참여 식당은 첫해인 지난해 50여 곳에서 올해 105곳으로 늘었다.

 청소행정 상금은 환경미화원 처우와 장비 개선에 모두 쓴다. 임병헌 남구청장은 수시로 환경미화원 110명과 새벽에 청소하고 아침 식사를 하면서 사기를 북돋운다.

 남구는 지난해부터 쇄소응대(물 뿌려 쓸고 공손하게 맞이함)를 실천행정으로 내세우고 있다. 청소행정의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다. 앞산공원 고산골 쌈지조각공원에 표지석을 세우고 쇄소응대의 배려 존중 겸손의 정신도 널리 알리고 있다. 임 구청장은 “쇄소응대의 가치를 깨끗한 환경뿐만 아니라 따뜻한 공동체 만들기에 기여하는 주민의식 개선운동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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