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부산지역 대표 친박(친박근혜) 성향 단체를 대상으로 한 수사를 본격화했다. 부산지검 특별수사부(부장 임관혁)는 22일 ‘포럼부산비전’ 전 사무처장 김모 씨(64)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전날 김 씨를 체포하고 동시에 부산 남구의 포럼 사무실과 김 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각종 서류를 분석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이영복 엘시티 회장(66·구속 기소)에게서 사업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 등과 함께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받고 있다. 그는 5년간 매달 수백만 원씩 약 2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씨를 상대로 받은 돈의 성격과 실제 이 회장을 돕기 위해 정·관계 인사들에게 청탁을 했는지 등 대가성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포럼부산비전은 2006년 11월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서병수 부산시장 등 친박 핵심 정치인들이 설립을 주도했고, 김 씨는 2012년까지 사무처장을 맡았다. 서 시장의 고교 동창인 그는 현재 포럼의 고문을 맡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검찰은 김 씨가 포럼부산비전을 사실상 이끌면서 친박계 국회의원을 포함한 지역 정치인 및 고위 공무원 등 유력 인사들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 단체는 초청 특강, 워크숍을 꾸준히 열며 친박계 정치인들을 결속하는 역할을 해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을 1년가량 앞둔 2011년 11월 포럼 창립 5주년 기념식에 10여 명의 새누리당 의원과 함께 참석하는 등 여러 차례 포럼 행사에 모습을 보였다. 한때 회원 수가 5000명이 넘는 등 상당한 위세를 과시한 단체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김 씨와 포럼부산비전에 대한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엘시티 비리가 본격적인 ‘게이트’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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