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 성공한 것처럼 속여 정부 지원금 수십억 챙긴 벤처기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5일 17시 49분


벤처 창업 활성화를 위해 조성된 정부 지원금 제도를 악용해 수십억 원의 투자금을 가로챈 벤처기업 대표와 브로커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 양인철)는 엔젤투자매칭펀드 자금을 허위로 지원받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벤처기업 대표 황모 씨(59) 등 4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자금을 여러 번 세탁하는 방식으로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처럼 속여 정부로부터 수십억 원을 받아 챙긴 한모 씨(40) 등 15명도 불구속 기소했다.

엔젤투자매칭펀드는 자금이 부족한 창업자나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대가로 주식을 받는다.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공공기관 8곳에서 자금을 출자해 기금을 조성한 뒤 한국벤처투자가 운영을 맡고 있다. 조사 결과 황 씨는 2013년 6월경 자신이 대표로 있는 벤처기업에 엔젤투자자의 통장을 위조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가장했다. 이어 정부로부터 매칭펀드 자금 5억 원을 받아 가로챘다. 이 과정에는 브로커 정모 씨(43)가 개입했다. 벤처기업 이사 출신인 정 씨는 2012년 10월부터 약 8개월간 활동하며 대가로 5000만 원과 해당 기업의 주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브로커 나모 씨(50)는 기업 투자자 집단인 엔젤클럽을 운영하며 허위 투자를 돕는 대가로 금품 등을 받아 챙겼다. 불구속 기소된 한 씨 등 15명은 나 씨로부터 같은 방식을 전수받아 2012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1억 원 규모의 공적 자금을 가로챘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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