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로 ‘세월X’ 잠수함 충돌설, 세월호 특조위서도 제기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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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2월 26일 12시 09분


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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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인 박종운 변호사는 26일 네티즌수사대 자로가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잠수함 충돌설을 제기한 것에 대해 “특조위에서도 제기됐던 것”이라면서 “당시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세월호를 인양해 외부 충격의 흔적을 찾아보면 비교적 쉽게 확인 또는 검증이 가능한 것으로 예측했는데 현재까지 인양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미 세월호 선체에 140여 개의 구멍이 뚫린 상태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확인하거나 검증하기가 어렵게 돼가는 상황이 아닌가”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 변호사는 자로가 제작한 다큐 ‘세월X’ 내용에 대해 “특조위에서 알게 된 내용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내용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조위 조사 당시에도 잠수함 충돌설 등이 제기됐었다는 것.

그는 “세월호 참사는 침몰이나 구조 실패 과정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정상적이었다. 특히 J자를 그리면서 급작스럽게 침몰했고, 해저로 가라앉는 속도 또한 다른 사고에 비하면 대단히 빨랐다”며 “따라서 침몰 즈음부터 다양한 견해들이 제기됐다. 이번에 나온 동력을 가진 물체에 의한 외부 충격설, 특히 잠수함 충격설 또한 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자로는 ‘세월X’에서 사고 해역 수심이 37m밖에 되지 않아 잠수함이 다닐 수 없다는 국방부의 주장을 반박하며 “수심이 표시된 해도 위에 세월호 레이더 영상을 겹치면 사고가 난 곳의 수심은 50m”라고 주장했다.

또 사고 당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실에서 일한 한 보좌관은 “해경이 미군 부대와 교신한 녹취록 속에 사고해역이 항시적으로 잠수함이 다니는 길목이 맞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해 자로의 지적을 뒷받침했다.

박 변호사는 이에 대해 “국방부에서 그런 자료들을 얻으려고 하는 노력들이 있었는데 제출받지 못했기 때문에 확증하기 곤란한 것”이라며 “잠수함의 운항 통로 같은 것들은 국가 기밀이라고 돼있기 때문에 공개를 강하게 요청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로의 다큐에)관련 진술은 있지만 그것을 확정된 증거로 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로가 다큐에서 강한 의문을 제기한 주황색 물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당시 정부는 이 물체를 컨테이너라고 밝혔지만, 자로는 그 크기나 지점 등을 봤을 때 잠수함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개인적으로도 그 물체가 컨테이너일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고 봤다. 세월호가 급작스럽게 우측으로 변침되는 상황에서 컨테이너가 좌측으로 굴러 떨어졌다면 세월호 좌현 부근을 지나 뒤쪽으로 흘러갔어야 한다”며 “하나씩 혹은 수개씩 뭉쳐서 가더라도 결국은 낱개로 흩어지는 것이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황색 물체의 모습은 상당히 많은 숫자의 컨테이너가 상당한 시간 동안 뭉쳐있어야 가능한데, 그 당시 굴러 떨어진 컨테이너의 숫자나 상당 시간 뭉쳐있을 가능성 등을 봤을 때 컨테이너일 가능성이 낮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주황색 물체의 정체를 정확하게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결국은 세월호 선체가 인양돼 그것을 정밀 조사해보면 알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정부가 계속 인양 작업을 지연하고 있다며, 과연 인양 의지가 있는지 자체에 의문을 표했다.

박 변호사는 “애초에 세계적인 인양 업체를 배제하고 상하이셀비지를 인양 업체로 선정할 당시에는 세월호 선체를 전혀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들어 올리겠다고 그렇게 약속했었다”며 “그런데 실제로는 부력재를 넣겠다고 구멍을 뚫고, 선수 들기를 하다가 선수를 크게 훼손하고, 물 빠짐 구멍을 뚫고, 현재 알려지기만으로 세월호에 140개가 넘는 구멍이 이미 뚫려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실물 방지 대책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는 것 같다”며 “사실 개인적으로는 ‘과연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를 인양하려고 하는 것인가’, 아예 인양을 안 할 수도 있겠다는 의심들을 계속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세월호 특조위 활동에 대해 “10월 1일자로 사실상 강제 해산된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특조위원들은 매달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여서 회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보다 강력한 조사 권한을 가진 제2의 세월호 특조위가 설립돼 제대로 된 조사 활동을 통해 세월호 참사의 책임 소재를 밝혀내고 재발 방지책도 수립되기를 기대 한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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