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째 ‘얼굴 없는 천사’ 대체 누구? “50대 중반의 남성 목소리”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2월 28일 17시 17분


전북 전주에서 매년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거액을 기부해 '얼굴 없는 천사'로 알려진 기부자가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이 기부자는 28일 오전 전주시 완산구 노송동 주민센터 인근 나무 아래에 돈이 든 A4 종이박스를 놓고 사라졌다.

노송동 시민생활지원담당은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전화를 걸어 '동사무소 뒤 나무 밑에 종이상자가 있으니 가져가 불우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말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종이박스 안에는 5만원권과 1만원권 지폐, 동전 등 총 5021만7940원어치의 돈이 들어 있었다.

함께 넣어둔 메모에는 '소년소녀가장 여러분 힘든 한 해였지만, 우리에게는 희망이라는 선물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전주시는 전화를 걸어온 남성을 매년 노송동 주민센터 주변에 돈을 놓고 가는 '얼굴 없는 천사'로 보고 있다.

이 기부자는 2000년 4월 58만4000원을 놓고 간 것을 시작으로 매년 선행을 베풀어왔다. 단 한 번도 신분을 공개하지 않은 그가 2000년부터 17년 동안 기부한 돈은 총 4억9785만9500원 이다.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을 기리기 위해 2009년 12월 기념비를 세웠고, 노송동 일대 주민들은 10월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해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을 돕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노송동은 '얼굴 없는 천사'의 기탁금을 설과 추석 명절 때 노송동 관내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쓸 계획이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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