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편견 깨고 싶었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9일 03시 00분


인하대 연극영화학과 학생들, 페이크 다큐 ‘친구의 전화’ 제작
‘에이즈 예방 광고 공모전’서 대상

제12회 ‘에이즈 예방 광고 공모전’에서 대상인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한 인하대 연극영화과 학생들의 작품 ‘친구의 전화’의 한 장면. 인하대 제공
제12회 ‘에이즈 예방 광고 공모전’에서 대상인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한 인하대 연극영화과 학생들의 작품 ‘친구의 전화’의 한 장면. 인하대 제공
 인하대 대학생들이 제작한 에이즈 예방 공익광고가 정부 후원 공모전에서 최고 평가를 받았다.

 28일 인하대에 따르면 ‘만약에 당신이 에이즈 환자라면 친구들이 편견 없이 다가올까요?’라는 자막으로 시작되는 2분 9초짜리 동영상은 잔잔한 내용으로 사회의 잘못된 고정관념을 고발한다. 학생 3명이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뒤 친한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에이즈에 걸렸다고 거짓 고백을 한 뒤 위로의 만남을 요청한다. “요새 (내가) 아팠잖아, 사실은 에이즈래…. 나 너무 무서워서 그러는데 지금 와 줄 수 있어?”

 그러나 절친 3명 가운데 2명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에이즈 환자를 가장한 친구를 만나지 않으려 한다. 한 친구는 심지어 “격리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무정한 말을 건넨다. 이 중 한 여학생은 에이즈 환자인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약속 장소로 먼저 달려 나와 기다린다. 에이즈에 걸렸다는 친구를 보자 뜨겁게 포옹해 준 뒤 위로의 말을 건넨다. 이 순간 화면 속에 ‘에이즈는 당신이 친구와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한다고 옮지 않습니다’라는 자막이 떠오른다. 공익광고 제작진과 에이즈에 걸렸다는 친구는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달려온 친구에게 몰래카메라란 사실을 알린다.

 인하대 연극영화학과 2학년생인 김유리 윤나경 정재은 최명우 씨가 만든 에이즈 공익광고 ‘친구의 전화’ 내용이다. ‘친구의 전화’는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이 주최하고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후원하는 제12회 에이즈 예방 광고 공모전에서 대상인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이뤄진 작품 공모에는 기획과 영상, 인쇄 부문 등에 총 2011명이 참가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친구의 전화’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허구의 상황을 실제 상황처럼 가공한 페이크 다큐멘터리다. 이를 통해 편견 없는 사회의 시각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감동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학생들은 대상 수상 소감으로 “평소 에이즈라는 질병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영상을 제작하면서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며 “에이즈의 사회적 편견을 없애는 효과적인 방법을 고민하다 몰래카메라 영상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친구의 전화’라는 공익광고로 제12회 에이즈 예방 광고 공모전에서 대상인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한 인하대 연극영화학과 2학년 학생들. 한국에이즈퇴치연맹 제공
‘친구의 전화’라는 공익광고로 제12회 에이즈 예방 광고 공모전에서 대상인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한 인하대 연극영화학과 2학년 학생들. 한국에이즈퇴치연맹 제공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몰래카메라가 다시 조명받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 동영상을 제작한 것이다. 김유리 씨(21)는 “공익광고를 만들기 전 에이즈에 관한 올바른 지식을 쌓기 위해 많은 공부를 했다. 이 영상이 에이즈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깨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인하대#에이즈 예방 공익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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