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살작업에 軍간부 투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9일 03시 00분


지원자 100명 김제지역서 활동… 부모 반대 고려 일반사병 제외
시군구 70곳 가축방역관 ‘0명’… AI 확산저지 인력부족 심각

 
정부가 인력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도살처분 현장에 처음으로 군인을 투입했다. 28일 하루 동안 전국에서 달걀 반출이 허용됐지만 수급 불안에 따른 가격 상승세를 꺾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달걀 한 판의 값이 한우 가격을 뛰어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국방부는 “AI 확산 방지와 종식을 위해 간부 중 지원자를 선발해 도살처분을 지원하기로 했다”면서 “부모들의 반대 등을 고려해 일반사병은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35사단 소속 간부 100명이 전북 김제지역에 투입됐다. 도살처분 현장에 군 인력이 동원된 것은 이번 AI 발생 후 처음이다. 현재까지는 통제초소를 운영하거나 제독차로 도로를 방역하는 데에만 군 인력이 투입됐다.

 이날 전국에서 달걀 반출이 허용됐지만 달걀 가격은 계속 올라 한우 등심 가격보다 비싸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8일 30개들이 달걀 한 판(중품 특란 기준)의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8025원인 데 반해 한우 등심은 7897원(100g 기준)이었다. 26일까지만 해도 한우값(7843원)은 달걀값(7510원)보다 높았다. 하지만 27일 이후 값이 역전됐다.

 정부는 내년부터 AI와 구제역 발생 국가 방문객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2017년 6월 3일 이후엔 가축전염병 발생 국가를 방문하거나 경유해 입국하는 축산 관계자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이를 신고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최고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이날 전국에서 두 번째로 사육 오리 수가 많은 전남 영암에서도 올 들어 처음으로 고병원성 AI H5N6형 확진 판정이 나왔다. 영암은 전국에서 오리를 가장 많이 키우는 나주와 함께 ‘오리 벨트’를 이루는 지역이다.

 또 야생조류에서는 인체 감염 위험이 제기되고 있는 H7형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환경부 산하 환경과학원은 전북 부안군 동진강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저병원성 H7N2형 AI 바이러스를 확인했다. 이 유형은 네덜란드에서 사망자를 낸 적이 있다.

 한편 이번 AI 발생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방역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실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70곳은 가축방역관이 한 명도 없었다. 여기에는 이번 AI 확진 지역인 전남 해남과 진도, 경기 김포와 충북 괴산도 포함돼 있다. 가축방역관은 지자체에 소속돼 방역업무를 전담하는 수의사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ai#조류인플루엔자#도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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