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로 방치된 폐교 전국 400곳 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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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탈출! 인구절벽/ 사라지는 학교들]수요 적어 공익 활용-매각 쉽지 않아

 전남도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 폐교가 넘쳐나면서 전국적으로 활용처나 매입자를 찾지 못한 폐교가 400곳을 넘었다. 이 폐교들은 사실상 관리가 불가능해 폐허처럼 변한 곳이 대부분이다. 학생이 사라진 학교는 ‘자산’이라기보다는 사실상 지역의 흉물이자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

 통상 폐교는 해당 지역 교육청이 교육 관련 시설로 활용하거나 공공기관이나 공익 목적의 단체에 임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수가 너무 많고 수요가 적은 곳에 있으면 개인이나 단체에 매각하는데 주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개인이 폐교를 사는 게 제도적으로 어렵지는 않지만 외지인이 매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며 “법적으론 교육청 소유라고 해도 학교 터를 기부한 주민이 적지 않아 사업계획이 좋아도 지역주민들이 반대하면 매각이 성사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남도만 해도 아직 매각이나 임대가 되지 않은 폐교가 127곳에 달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평균가격은 3억 원에서 5억 원 사이”라며 “1억 원대 학교도 여럿 있다”고 전했다. 810개 학교가 폐교된 전남의 뒤를 이어 많은 학교가 폐교된 경북도(683개), 경남도(556개), 강원도(446개), 전북도(321개)의 사정도 비슷하다. 교육청 홈페이지에 폐교 홍보 코너를 만들고 전담 직원까지 두고 있지만 폐교는 많이 줄지 않고 있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그나마 매각된 시설의 상당수는 노인시설이나 장애인시설로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젊은 사람이 없는 지역에서 되는 사업은 나이 든 사람과 관련 있는 사업뿐이라 생동감이나 살아 숨쉬는 활력 같은 걸 찾기 어렵다”며 “대한민국의 고령화가 더 진행되면 다른 곳의 사정도 비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전남#폐교#흉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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