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인구절벽/1부 사라지는 학교들]
“수강생 반토막에 줄줄이 폐강”… 수익 악화로 폐업 직전 학원 수두룩
서울 외고경쟁률 갈수록 떨어져
수학 학원 강사 이건 씨(50)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여파를 몸으로 느낀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개인 학원을 운영하는데 학생 수가 날로 줄어 5년 전부터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 두 곳으로 출강을 나간다. 대치동 학원도 수강생이 줄긴 마찬가지였다. 매년 30명 정원이 꽉 차던 반이 이번 겨울엔 절반밖에 차지 않아 결국 폐강했다. ‘사교육 1번지’로 통하는 대치동에도 한파가 찾아온 것이다.
이 씨는 “대치동의 한 유명 과학학원도 30명 정원인데 이번 겨울 수강생이 6명에 불과 했다”며 “잘나가던 학원들도 수강생이 평균 30% 줄어 수익이 나지 않아 폐업 직전인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 시내 학원·교습소 수는 2013년 말 2만6971개에서 2016년 말 2만6310개로 3년 만에 661개나 줄었다.
상대적으로 형편이 나은 대형 학원들도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학원 운영 전략을 바꾸고 있다. 대형 강의 대신에 소규모 맞춤형 강의를 개설하고 강의 시간을 늘리는 방식이다. 줄어든 학생을 상대로 학습의 질을 높여 수업하는 대신에 수강료는 올려 수익을 유지한다.
심행천 목동 종로학원 원장(55)은 “3년 전만 하더라도 수강생이 한 반에 25명쯤이었는데 이제는 한 반에 10명이 채 안 된다”고 전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서울 시내 외국어고 경쟁률도 뚝뚝 떨어졌다. 2017학년도 대원 대일 명덕 서울 이화 한영 등 6개 외고의 일반전형 평균 경쟁률은 1.66 대 1, 사회통합전형 평균 경쟁률은 0.65 대 1이었다. 2016학년도에만 해도 일반전형 평균 경쟁률은 2 대 1이 넘었다. 2016년 서울 소재 중3 학생 수가 8만5920명으로 전년도(9만9858명)에 비해 1만3938명(14%)이나 줄어드는 상황에서 외고 지원자도 덩달아 감소한 것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문과생 취업난 문제, 자기주도학습 전형 도입에 인구 감소까지 겹쳐 외고 경쟁률은 2018학년도에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