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민주화 도화선 된 故 박종철 열사 30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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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13일 18시 33분



















#.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
민주화 도화선 된
고 박종철 열사 30주기

#. 1987년 1월 14일 새벽.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 박종철 군은
영문도 모른 채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로 연행됩니다.
체포 영장은 없었죠.

#. 조한경 경위, 강진규 경사, 황정웅 경위, 반금곤 경장, 이정호 경장
수사관 5명은 그의 선배 겸 수배자인
박종운의 소재를 대라며 고문합니다.
" 모릅니다!!!박종철은 절규했지만 잔혹한 고문만 이어졌죠.

#. 약 10시간의 구타, 전기 고문, 물 고문...
오전 11시 20분 스물 셋 꽃다운 청년은
끝내 숨을 거둡니다.

#. 14일은 고 박종철 열사(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이
사망한 지 꼭 3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무고한 대학생을 죽이고도 모자라
진실을 은폐하고 사건을 조작하려 한 야수같은 군사독재정권.

#. 박 군의 사망과 관련해
" 책상을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희대의 *드립을 날린 강민창 치안본부장.
그와 경찰 간부들은 조직적 은폐에 나섰는데요.
시신을 처음 본 의사 오연상, 부검의 황적준 박사를
위협해 임막음을 시도했죠.

#. 사건 발생 3일 후인 1월 17일
동아일보는 의사 오연상의 발언을 인용해
박 군이 물고문으로 사망했음을 대대적으로 보도합니다
" 박 군의 복부 팽만이 심했고 폐에서 수포음이 들렸습니다.
대공분실 바닥에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었습니다."

#. 동아일보 보도 이후 전 언론이 이 기사를 대서특필하자
5 공 정권은 마지못해
조한경 경위와 강진규 경사를 구속하고
사건을 마무리지으려 합니다.

#. 감옥에 갇힌 조 경위와 강 경사는
" 고문 가담 경찰이 5명인데 우리만 억울하게 잡혀왔다"고
불만을 토로하죠.
우연히 이들의 옆 방에서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사람이
바로 이부영 전 의원.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이 전 의원은 이를 몰래 외부로
알렸죠.

#. 같은해 5월 18일
5.18 광주항쟁 추모제에서
사건의 진상이 만천하에 공개됩니다.
국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죠.

#. 다급해진 5공 정권은
김종호 내무부장관, 강민창 치안본부장을 해임하고
나머지 경찰 3명도 구속했습니다.
노신영 국무총리, 장세동 안기부장 등
정권 실세를 퇴진시키는 개각도 단행했지만 소용이 없었죠.

#. 같은 해 6월 9일
연세대 경영학과 3학년 이한열 군이
경찰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숨집니다.
#. 두 명의 꽃다운 젊음이 군사 정권에 희생되자
민심은 폭발했죠.
시민 100만 명이 거리로 나왔고
민주화 요구를 거스를 수 없다고 판단한 신군부는
결국 대통령 직선제를 포함한 6. 29 선언을 발표합니다.

#. 한국 민주주의에 한 획을 그었을 뿐 아니라
진실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지 보여주는
박종철 군 사건.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는 민주주의가
얼마나 많은 이들의 피와 희생으로 이뤄졌는지
새삼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 그의 죽음을 둘러싼 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사건 은페에 검찰과 안기부 등이 개입했다는 점은
2009 년에야 뒤늦게 밝혀졌죠.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를 알았는지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도 반드시 규명해야 합니다.

#. 민주화를 위해 산화한 영웅,
하지만 친구들에게는 더없는 장난꾸러기
스물셋 박종철은 우리 모두에게
영.원.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원본 : 홍정수·권기범 기자
기획·제작 : 하정민 기자·김유정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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