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0만명 접속… 3년간 50억 수익… 비트코인 결제로 수사망 피해
은행 CCTV 딱 한번 찍혔다 덜미
하루 방문객이 50만 명인 국내 최대 규모의 불법 음란사이트가 경찰에 적발됐다. 운영자는 30대 현직 법무사로, 추적이 불가능한 해외 메신저 프로그램(텔레그램)과 인터넷 가상화폐(비트코인)를 사용하며 수년간 경찰 수사망을 피했다.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7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법 음란사이트 ‘꿀밤’의 운영자인 정모 씨(33)와 정보기술(IT) 업체 직원 강모 씨(22)를 구속했다. 또 같은 혐의로 사이트 관리자 김모 씨(32)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2013년 6월 당시 국내 최대 규모의 음란사이트였던 ‘소라넷’(경찰 추정 회원 100만 명)을 본떠서 꿀밤을 개설했다. 지난해 4월 경찰의 집요한 추적 끝에 소라넷이 폐쇄되자 꿀밤의 회원 및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회원 42만 명, 하루 이용자 50만 명을 기록했다. 꿀밤은 소라넷의 뒤를 이어 최대 음란사이트가 됐다. 회원들이 촬영해 올린 영상 중 가장 음란한 것을 투표로 선정한 뒤 1등에게 200만 원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조사 결과 정 씨는 수도권에 직원 3명을 두고 일하는 법무사였다. 월 600만 원의 수입을 올렸지만 “100억 원을 벌어 편하게 살고 싶다”는 욕심에 범행을 계획했다. 정 씨는 성매매업소 480여 곳의 광고를 싣고 매달 7000만 원가량의 광고비를 챙겼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수사에 착수했지만 쉽게 단서를 찾지 못했다. 비트코인을 이용해 광고비 결제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마치 돈세탁을 하듯이 비트코인을 여러 차례에 걸쳐 다수의 계좌로 옮긴 뒤 출금하는 수법이다. 이렇게 정 씨 일당이 1년여 동안 챙긴 돈은 약 15억 원. 경찰은 정 씨 일당이 챙긴 수익이 50억 원일 것으로 추산했다. 정 씨는 또 대포폰을 쓰고 성매매 업주와는 텔레그램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등 첩보전을 방불케 하며 수사망을 피해왔다.
경찰은 여러 의심 계좌를 추적하던 중 한 은행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포착한 정 씨의 모습을 토대로 수사의 실마리를 풀었다. 경찰은 “정 씨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실수’를 딱 한 번 저질렀고 이를 통해 집요하게 수사했다”고 말했다. 정 씨도 경찰에서 “도대체 나를 어떻게 찾았느냐”고 궁금해했다.
한편 소라넷 핵심 운영진인 40대 부부 2쌍은 여전히 검거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소라넷 운영으로 거둔 막대한 수익을 이용해 해외 영주권과 비자를 취득해 도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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