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자신에게 '비선 실세' 최순실 씨(61)를 소개한 사람이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라고 증언했다.
김 전 차관은 23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누가 최 씨를 만나보라고 했느냐'는 이진성 헌법재판관의 계속된 추궁에 한참을 망설이다 "하정희 씨"라고 답했다.
앞서 이 재판관은 "(최 씨를 만나보라고 한) 지인이 관직에 있느냐"고 물었고 김 전 차관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이 재판관이 "왜 밝히지 못하느냐"고 묻자 김 전 차관은 "그 사람의 사생활이라…"라고 얼버무렸고, 이 재판관은 "이 심판정에서는 개인 사생활이라고 증언을 거부할 사유가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히 사생활이기 때문에 말을 못하느냐"고 추궁하자 김 전 차관은 "그분이 아마 최서원(최순실) 씨와 친하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그렇다"고 했고, 이 재판관이 "그런 거는 거부 사유가 못 된다"고 하자 그제서야 하 교수의 이름을 말했다.
하 교수는 최 씨의 딸 정유라가 다닌 사립초등학교 어머니회 회장을 지내며 최 씨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 씨는 해당 초등학교 어머니회 회장·부회장을 지냈다. 최 씨 역시 어머니회장을 맡았었다.두 사람은 학부모회장단 모임에서 알게 된 뒤 함께 여행을 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최 씨, 우병우 전 민정수석비서관의 장모 김장자 씨, 차은택·고영태 씨와 2014년 골프 회동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
특히 하 교수는 이달 20일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대리 수강'을 기획한 혐의(업무방해)로 피의자 신분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정 씨가 수강한 온라인 강의 IP 주소를 확인해 중앙대 20대 남성 학생의 접속 기록을 파악했으며, 이 학생으로부터 "중앙대에서도 강의했던 하 교수의 지시에 따른 것"이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용을 전공한 하 교수는 체육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땄다. 그는 김 전 차관이 재직한 한양대에서 2014년과 지난해 2학기 ‘스포츠산업사’ 시간강사로 일했으며, 2015년 7월 스포츠토토에 특별 채용되기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순천향대 향설나눔대학 전임교수로 임명됐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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