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직원 1000명 감축” 발표… 4호선 운영 등 외주용역으로 대체
“노동자에 책임 전가” 노조 강력 반발
시민의 발인 지하철을 운영하는 부산교통공사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을 발표하자 노조가 반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교통공사는 24일 향후 10년간 1000명 감축을 목표로 하는 재창조 프로젝트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효율적인 조직 운영을 통해 연간 400억 원가량의 비용을 절감하겠다고도 했다. 수입 3000억 원, 지출 5000억 원, 적자 2000억 원이라는 현 경영 상황을 회사의 존립을 위협하는 ‘3·5·2 프레임’이라고 규정하면서 (인력)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공사는 “전국 7개 도시철도 운영사 가운데 부산의 적자가 가장 큰 반면 1인당 임금은 다른 동종 기관 평균 임금보다 연 1200만 원이나 높은 최고 수준”이라며 “지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64%로 경영 악화의 주요 원인인 만큼 꼭 필요한 인력이 아니라면 추가 채용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인력구조 개선을 위해 4호선 운영 전체와 3호선 역사(驛舍) 관리를 외주 용역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또 1∼3호선 무인경비시스템 구축에 따른 역사 당직 제도를 폐지하고 주간 하루 휴무일을 지정해 초과 근로를 억제하는 등 대대적인 인력 감축안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박종흠 사장은 “이런 노력을 통해 향후 5년간 자연적으로 514명의 인원이 감소한다”며 “인위적 구조조정 없이 저비용 고효율 조직으로 재편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고 말했다.
부산교통공사 노조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적자 2000억 원의 절반가량은 무임 수송에 따른 결손액으로 이는 정부 정책을 열심히 이행한 결과일 뿐”이라며 “정부 재정 지원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한 경영진의 잘못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노조는 안전 운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사측 계획대로 안전 관련 인력을 최대 17% 줄이고 야간근무를 축소하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제대로 대처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성명을 내고 “부산교통공사의 재창조 프로젝트는 지하철을 안전 사각지대로 만드는 계획”이라며 “적자가 발생한다고 인력을 최소화하는 것은 결국 안전하지 못한 도시철도를 달리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사 관계자는 “전 역사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됐고 노후 전동차 리모델링 등으로 안전에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기술 발달로 인한 인력 감소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추세”라고 맞섰다.
공사는 20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노조 간부 40명의 징계안을 회부했다. 이들은 지난해 통상임금 도입을 반대하며 3차례 파업을 주도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성명을 발표해 “성과연봉제와 경영혁신안을 노사합의 없이 강행하려는 것은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 정지(整地)작업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노조 간부 징계를 우선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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