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성향 서적 객실비치 ‘아파호텔’, 2월 亞경기 한국팀 100여명 배정
조직위 책 회수요구에 호텔측 거부… 대한체육회 25일 긴급 대책회의
객실에 위안부 강제동원과 난징(南京) 대학살을 부정하는 극우 성향 서적을 비치해 물의를 빚은 일본 호텔 체인 아파(APA)호텔에 다음 달 겨울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 100여 명이 숙박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재일본 대한민국체육회 관계자는 24일 “다음 달 19∼26일 홋카이도(北海道) 삿포로(札幌)와 오비히로(帶廣)에서 열리는 겨울아시아경기에 참가하는 선수 230명 중 절반가량이 삿포로 북쪽의 ‘아파호텔 마코마나이(眞駒內) 호텔&리조트’에서 묵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선수단의 아파호텔 숙박은 대회 조직위원회의 배정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장 인근에 위치한 이 호텔에는 대회 기간 중 한국 등 아시아 각국 선수 2000여 명이 투숙할 예정이다.
주일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 선수들이 (객실에 극우 성향 서적들이 비치된) 아파호텔에서 묵게 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어떤 조치가 가능할지 관계 기관들과 상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파호텔 체인은 객실 내에 ‘아무도 말하지 않는 국가론’, ‘자랑스러운 조국 일본, 부활로의 제언’ 등 극우 성향의 서적을 비치해 비난을 받고 있다. 이 호텔 체인의 최고경영자(CEO) 모토야 도시오(元谷外志雄·74)가 저술한 책들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이나 난징 대학살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에선 이 호텔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국가여유국은 24일 아파호텔의 태도는 중국 관광객에 대한 공공연한 도발이라며 자국 여행업계에 아파호텔을 이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문제가 되자 겨울아시아경기 조직위원회가 이 호텔에 문제의 서적을 치워달라고 요구했지만 호텔 측은 “책을 철거할 생각이 없다”며 거부했다. 이 문제가 자칫 한국 중국 일본 간 갈등의 중심으로 부상할 가능성마저 있지만 일본 정부는 “민간의 일”이라며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일본 관방 부장관은 이날 “민간 호텔이 고객 서비스의 일환으로 둔 잡지 등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것을 정부로서 발언할 생각은 현 시점에선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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