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생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조직된 알바노조가 지난달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공지다. 망망꾸는 ‘망한 망원동 맥도날드 꾸미기’를 줄인 말이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맥도날드가 본사와 가맹점주 간 갈등으로 갑자기 문을 닫게 되면서 임금을 받지 못한 알바생들을 위해 준비한 행사다. 이들은 지난달 10일 알록달록한 풍선과 피켓을 붙여 문을 닫은 매장 바깥을 꾸몄다. 지나가던 주민들도 포스트잇을 붙이며 이들을 응원했다. 행사 일주일 만에 가맹점주는 미지급한 알바생 급여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알바노조는 아르바이트생들의 짓눌린 목소리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2013년 조직됐다. 이들의 활동은 무겁고 엄숙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일반적인 노조활동과는 조금 다르다. 망망꾸 행사처럼 이 세대를 살아가는 ‘청년 을(乙)’들의 절규를 발랄하고 젊은 감각으로 담아낸다. 이가현 알바노조 기획팀장은 “설립 4년 차지만 아직 임금꺾기 근절, 주휴수당 지급, 여성 알바생 차별 철폐 등 이뤄가야 할 숙제가 많다”고 말했다.
알바노조는 산하에 영화관, 맥도날드, 편의점(설립 예정) 등 3개 조직을 두고 있다. 모두 젊은이들이 많이 일하는 알바 사업장이다. 영화관 알바노조를 담당하는 용윤신 사무국장은 “영화관은 여성 노동자 차별이 가장 심각한 곳”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한 영화관의 경우 알바생들에게 ‘꼬질이 벌점’이라는 것을 매긴다. 여성 알바생이 눈 화장을 제대로 하지 않고 정해 놓은 특정 브랜드의 빨간 립스틱을 바르지 않으면 주는 벌점이다. 용 사무국장은 “여성 알바생에게 화장을 강요하고 안경 착용을 금지하는 등 차별 규정을 폐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알바생들 사이에서는 ‘맥노예’라는 말이 있다. 맥도날드의 노예라는 뜻이다. 지난해 11월에는 맥도날드알바노조가 설립됐다. 이들은 맥도날드 본사와 알바생에 대한 임금꺾기, 부당해고 등의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단체교섭을 추진하고 있다.
최기원 알바노조 대변인은 지난해부터 편의점 알바노조 설립도 준비 중이다.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하고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근무환경 등에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최 대변인은 “다리가 아파 카운터에 앉아 있는 알바생에게 점주가 폐쇄회로(CC)TV를 보고 전화해 일어나라고 지시하는 어이없는 환경에서 근무하는 젊은이들이 있다”며 “근로환경 개선과 함께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을 당연한 듯 무시하는 점주들에게 경고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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