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운동 원로’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별세…향년 94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4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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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운동 원로인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4일 오전 9시 경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서 전 총재는 1923년 평안남도 덕천에서 태어나 남북적십자회담 대표, 흥사단 이사장, KBS 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 등을 지냈다. 김대중 대통령 통일 고문과 새천년민주당 대표 최고위원, 16대 국회의원도 역임했다. 2007년부터 한우리공동선실천연대 이사장을 맡아왔다.

서 전 총재는 민족 화합에 헌신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인은 충성, 용서, 화합을 뜻하는 ‘충서화(忠恕和)’를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고 살아왔다. 광복 직후에는 조선민족청년단에 가입해 김구 장준하 선생 등 독립운동가들과 함께 종합교양지 ‘사상(思想)’ 발행에 참여하기도 했다.

서 전 총재는 1953년 대한적십자와 첫 인연을 맺었다. 청소년 국장에 이어 1972년부터 10년간 사무총장으로 헌신했다. 1982년에는 고인이 존경했던 안창호 선생이 창립한 민족운동단체 ‘흥사단’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서 전 총재는 특히 남북 교류에 큰 힘을 실었다. 1972년 8월 평양에서 열린 제1차 남북적십자회담 등에서 남측 대표로 남북화해에 앞장섰다. 1996년에는 대북지원 민간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를 맡았다.

한 때 정치인으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2001년 제22대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맡아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2003년 임기를 마친 뒤에도 시민운동에 계속 참여한 원로였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7일 오전 9시, 장지는 국립현충원.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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