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운동 원로인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4일 오전 9시 경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서 전 총재는 1923년 평안남도 덕천에서 태어나 남북적십자회담 대표, 흥사단 이사장, KBS 사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 등을 지냈다. 김대중 대통령 통일 고문과 새천년민주당 대표 최고위원, 16대 국회의원도 역임했다. 2007년부터 한우리공동선실천연대 이사장을 맡아왔다.
서 전 총재는 민족 화합에 헌신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인은 충성, 용서, 화합을 뜻하는 ‘충서화(忠恕和)’를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고 살아왔다. 광복 직후에는 조선민족청년단에 가입해 김구 장준하 선생 등 독립운동가들과 함께 종합교양지 ‘사상(思想)’ 발행에 참여하기도 했다.
서 전 총재는 1953년 대한적십자와 첫 인연을 맺었다. 청소년 국장에 이어 1972년부터 10년간 사무총장으로 헌신했다. 1982년에는 고인이 존경했던 안창호 선생이 창립한 민족운동단체 ‘흥사단’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서 전 총재는 특히 남북 교류에 큰 힘을 실었다. 1972년 8월 평양에서 열린 제1차 남북적십자회담 등에서 남측 대표로 남북화해에 앞장섰다. 1996년에는 대북지원 민간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를 맡았다.
한 때 정치인으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2001년 제22대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맡아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2003년 임기를 마친 뒤에도 시민운동에 계속 참여한 원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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