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과수 재배 지도 급변… 강원 시군들 명품 작물 육성 박차
양구군, 올해 저온저장고 등 확보… 양구멜론 특성화 지원사업도 추진
지구 온난화로 강원도의 과수 재배 지도가 급변하는 가운데 시군들이 지역의 미래를 먹여 살릴 명품 작물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7일 양구군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3년차 사업으로 ‘북위 38도 양구사과 명품화’를 추진 중으로 올해 양구읍에 선별장과 저온저장고를 확보하기로 했다. 선별장에는 비파괴당도와 색채, 중량에 따른 선별시스템이 도입되고 지게차 등 이동 장비도 구매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해안면 오유리에 산지유통시설과 저온저장고, 선별시스템을 도입했다.
올해 사업이 마무리되면 사과 선별은 물론 자동포장도 가능해져 대형 유통업체의 까다로운 납품 조건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구군 해안면에서 재배되는 사과는 다른 지역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당도와 아삭함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병구 양구군 기후변화대응담당은 “양구사과는 북위 38도 이북에서 생산되는 국내 최고급 명품사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홍콩 등 해외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양구군은 전국 최고 품질과 가격을 자랑하는 양구멜론의 특성화 지원 사업도 추진한다. 올해부터 2년 동안 6억5600만 원을 들여 시설 현대화를 통한 품질 개선과 포장재 지원, 선별·유통 시설 확충 등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까지 사업이 마무리되면 멜론 재배 면적은 2015년 17ha에서 30ha로 증가하고, 농가소득도 15억8000만 원에서 30억1000만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과는 다른 시군도 앞다퉈 주력 작목으로 키우고 있다. 이 때문에 강원도의 사과 재배 면적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강원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지난해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도내 사과 재배 면적은 2013년 557ha에서 2014년 627ha, 2015년 726ha로 증가했다. 2005년 강원도 사과 재배 면적이 150ha인 것을 감안하면 10년 만에 5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강원 지역에서 사과 재배 면적이 가장 넓은 정선군(2015년 150ha)은 2019년까지 86억 원을 들여 재배 면적을 256ha로 늘리고 선별장과 저온저장시설을 확대할 계획이다. 임계면사무소 앞에는 높이 4.5m, 폭 8m의 대형 사과 조형물을 설치했다.
인제군은 2019년까지 서화면 천도1리 일원에 사과 특화마을을 조성한다. 13억 원을 들여 사과 가공시설과 체험교육장 등을 조성하고 재배면적도 현재 15ha에서 30ha로 확대할 계획이다.
홍천군은 지난해 11월 첫 ‘사과축제’를 열고 홍천 사과의 우수성을 알렸다. 축제 기간 이틀 동안 10kg 기준으로 8000상자, 2억4000만 원어치를 판매하기도 했다. 홍천군은 또 지역 특산종인 대홍복숭아를 특화작목으로 육성해 현재 5ha인 재배 면적을 2020년까지 50ha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밖에도 춘천시와 화천군에서는 블루베리 재배 농가가 증가하고 있고, 고성군의 한 민간업체는 체리 노지 재배에 성공했다. 또 삼척시농업기술센터는 파파야와 망고 등 아열대 과일의 하우스 재배에 성공해 경제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
강종원 강원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기후변화, 강원도 농업에 새로운 기회로’라는 정책메모를 통해 “사과, 토마토, 포도, 딸기 재배 면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강원도만의 다양한 지리적 장점과 기후변화를 접목시켜 재배 가능한 작목을 도입하고 아열대작물 등 신품종 재배에도 적극 눈을 돌려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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