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동아일보/홍경석]수치스러운 성희롱 발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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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사업소장으로 승진해 관리자 교육을 받을 때다. “다른 나라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선 타인과의 대화에 있어 정치와 종교, 지역에 관한 건 삼가세요”라고 강사가 말했다. 여기에 성희롱도 추가돼야 할 것 같다. 7일자 A12면 ‘서종대 한국감정원장, 여직원 성희롱’ 기사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서 원장은 작년 7월부터 신입 사원 등을 상대로 수차례나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한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평소 서 원장이 직원에게 거침없이 말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라고 했다. ‘터질 게 터졌다’는 뜻이다. 더욱이 “아프리카 여자들은 성노예인데 너희는 행운인 줄 알아라”라는 말은 차마 전달하기조차 면구스러우며 수치스러움의 절정이다.

말(言)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그 그릇이 깨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또한 그 조심의 핵심은 바로 삼사일언(三思一言)이다. 말로 입은 상처는 칼로 베인 상처보다 깊고도 아프며 오래간다. 숨길 게 있고 덮어 줄 게 따로 있다. 자신의 딸이 직장 수장에게서 수치스러운 성희롱 발언을 듣고 급기야 직장까지 그만두었다면 당신은 과연 어찌 대처하겠는가.
 
홍경석 월간 ‘오늘의 한국’ 취재본부장
#성희롱 발언#서종대#한국감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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