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대리인단, 고영태 측근 김수현 등 통화 녹취록 헌재에 제출
“박근혜는 지는 해, 끝났다” 담겨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측근 고영태 씨(41·전 더블루케이 이사)와 고 씨의 지인들이 미르·K스포츠재단 이권에 개입하려 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정 농단 사건의 폭로를 기획한 정황이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단이 16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김수현 고원기획 대표와 류상영 전 더블루케이 부장의 통화 녹취록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죽이고(몰락시키고) 다른 쪽과 이야기하는 게 더 얻을 것이 많다”며 국정 농단 사건 폭로를 모의한 내용이 등장한다.
이 녹취록은 김 대표가 사실상 고 씨의 비서 역할을 하고 있던 지난해 7월 4일 류 전 부장과 1시간 23분에 걸쳐 통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김 대표는 전화 통화에서 “소장님(최 씨)은 박근혜는 ‘지는 해’이기 때문에 끝났다고 봐요. 걔(박 대통령)한테는 받을 게 없다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그거(박 대통령)를 죽이는 걸로 하고 다른 쪽하고 이야기하는 게 더 크다고 봐요”라며 국정 농단 사건을 폭로하면서 다른 정치세력과 손을 잡자고 제안했다.
김 대표는 또 “이명박 때든, 노무현 때든 다 그렇게 끝났어요. 지금 친박이 힘 빠진다는 기사는 형도 많이 봤잖아요”라며 “만약 민간인이 문체부도 그렇고, 뭣도 하고 있다고 드러나면 국정감사든, 청문회든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최순실을 부를 텐데, 그렇게 되면 친박(친박근혜)에 있는 사람은 버티지 못하고 와해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녹취록에서 김 대표는 류 전 부장과 K스포츠재단을 장악하려는 논의도 했다. 그는 “우리가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을 이사장으로 앉혀 놓자”며 “말 잘 듣고 선비 같은 사람한테 ‘월급이나 받아가고 우리가 하라는 거 사인만 하시고 연기만 해 달라’고 하면 된다”고 말했다. 류 전 부장도 지난해 1월 24일 김 대표와의 통화에서 “우리 세력을 제대로 꽂아야 된다”며 “(재단 돈) 700억 원을 곶감 빼 먹듯 먹고 권력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새로 공개된 녹취록들은 김 대표가 고 씨 등 지인들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2391개 파일 중 일부다. 박 대통령 측은 이날 녹취록을 제출하면서 “녹음파일을 공개된 법정에서 틀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은 “음성파일을 재판부가 충분히 듣고 판단할 것”이라며 완곡히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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