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외국계 제약회사 30대 직원, 토익 대리 응시로 1억 챙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7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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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사진을 합성해 허위 신분증을 만들어 각종 공인 영어시험을 대신 쳐 주는 대가로 억대의 금품을 챙긴 유명 외국계 제약회사 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7일 김모 씨(30)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김 씨에게 토익 등 영어시험을 대신 쳐달라고 의뢰한 이모 씨(25)씨 등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13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토익, 텝스, 토플 같은 영어자격시험에 의뢰자 대신 응시해 한국토익위원회 등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얼굴 합성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의뢰인과 자신의 얼굴 사진을 교묘하게 합성한 뒤 의뢰인에게 이 합성사진으로 신분증을 재발급 받도록 했다. 이어 신분증을 건네받아 시험을 대신 쳐줬다. 김 씨는 각종 영어시험 관련 인터넷 게시물에 댓글을 달아 의뢰인을 모집했고, 대리시험 1회당 400만~500만 원을 받아 1억여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대부분 유흥비로 탕진했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미국에서 고교를 마치고 국내 유명 사립대를 졸업한 뒤 카투사로 군 복무를 마쳐 영어를 매우 잘했다. 대학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해 스위스계 유명 제약회사에 입사한 뒤 연봉 5000만 원대 사무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김 씨는 갑자기 점수가 많이 오르면 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며 기존 점수가 너무 낮은 의뢰인에게는 다른 시험을 보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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