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나눔문화 계속 확산됐으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일 03시 00분


조건호 인천모금회장 3월말 퇴임… 6년간 100명 회원 가입시켜
“임기 끝나도 이웃 위해 일할 것”

조건호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이 남동구 구월동에 세운 ‘아너소사이어티 명예의 전당’에서 회원들의 핸드 프린팅 액자를 만지며 감회에 젖고 있다. 그는 31일 퇴임한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조건호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이 남동구 구월동에 세운 ‘아너소사이어티 명예의 전당’에서 회원들의 핸드 프린팅 액자를 만지며 감회에 젖고 있다. 그는 31일 퇴임한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소외된 이웃을 따뜻하게 배려하는 시민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인천에 기부와 나눔의 문화가 확산됐으면 좋겠습니다.”

2011년부터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이끌어 온 조건호 회장(82)이 31일 퇴임한다. 인천 옹진군 시도에서 태어난 그는 내무부 공무원으로 출발해 45년간 인천시와 경기도 등에서 근무했다. 1995년부터 민선 1∼3기 옹진군수로 11년간 일한 뒤 인천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기 위해 무보수 명예직인 회장을 맡았다.

그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처음 출근해 업무를 파악해보니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인천지역 회원은 3명에 불과했다. 2008년 첫 회원이 나온 뒤 2년 동안 고작 2명이 늘어났을 뿐이었다.

조 회장은 인천지역 기관장과 기업인 모임인 ‘인화회’ 등을 찾아가 고개를 숙여가며 회원 가입을 부탁했다. 취임 첫해 3명을 가입시킨 데 이어 이듬해 신규 회원을 9명으로 늘렸다. 2013∼2015년에는 매년 18명씩 가입했다.

2015년엔 조 회장의 동생인 조상범 인성개발㈜ 회장(70)이 회원이 됐다. 지난해의 경우 5번째 회원인 심재선 인천아너소사이어티클럽 회장(61)과 함께 회원 가입 캠페인에 나서 사상 최다인 30명이 가입하는 기록을 세웠다. 임기 6년여 동안 무려 100명이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된 것이다. 인천은 2일 현재 103명으로 서울(197명) 경기(128명) 부산(120명)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로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모든 회원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어린 시절 극심한 가난을 겪은 뒤 자수성가한 회원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회원 가입 전부터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남몰래 꾸준히 도와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의 기억에 가장 깊은 인상을 심어준 회원은 지난해 3월 가입한 정진아 씨(48·여)다. 정 씨는 남구에서 작은 국어학원을 운영하며 비교적 작은 80m²형 아파트에 살면서도 매달 500만 원씩 기부해 최근 1억 원을 완납했다.

지난달에는 뜻 깊은 선물도 받았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해 전국 17개 지역 모금회의 성과를 평가한 결과 인천모금회가 최우수지회로 선정됐다. 인천모금회는 지회별 모금과 배분, 홍보, 조직운영 4개 분야 16개 지표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모금총액 증가율, 아너소사이어티 신규 회원, 정기적 개인 기부자 모금 증가율, 법인 기부자 실적에서 모두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또 지난해 목표 모금액 131억9000만 원보다 28억여 원 많은 160억7000만 원을 모아 달성률 121.8%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청소년들에게 기부문화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아너소사이어티 명예의 전당’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남동구에 문을 열었다.

조 회장은 “임기가 끝나도 계속 주위에 회원 가입을 권유하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겠다”며 “인천모금회에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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