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반구대 암각화 ‘생태제방안’으로 보존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9일 03시 00분


“훼손-물 부족 염려 없는 최적 방안”

물에 잠긴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모습. 선사시대 바위그림인 암각화는 하류에 건설된 사연댐 때문에 홍수 때면 침수돼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 울산시 제공
물에 잠긴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모습. 선사시대 바위그림인 암각화는 하류에 건설된 사연댐 때문에 홍수 때면 침수돼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울산시는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안으로 ‘생태제방(堤防)안’을 확정했다. 시는 조만간 열리는 문화재청의 문화재위원회에 생태제방안을 상정키로 했다. 그러나 이 방안은 울산시가 이전에 수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안이어서 진통도 예상된다.

시는 최근 도화엔지니어링에 의뢰한 ‘반구대 암각화 보존에 관한 용역’ 결과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 용역에서는 생태제방안과 수위조절안, 생태제방 및 여수로(餘水路) 높이조정안 등 6개의 보존 방안을 놓고 타당성을 검토했다.

생태제방안은 암각화로부터 30m 떨어진 곳에 길이 357m, 높이 65m의 제방을 쌓아 물길을 돌리는 방안이다. 암각화 침수를 막을 수 있고 물 부족 우려도 없다. 생태제방까지 100m의 접근 교량이 설치돼 반구대 암각화를 망원경 없이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업비는 370억 원으로 추산한다.

문화재청이 주장하는 사연댐 수위조절안(만수위 때 수위를 현재 60m에서 52m로 낮추는 방안)은 하류지역 홍수 방지 대책을 위한 사업비를 제외하고도 490억 원이나 더 들 것으로 울산시는 전망하고 있다. 암각화 주변 경관의 훼손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집중호우 때 방류량이 현재 초당 720m³에서 947m³로 늘어나 하류 지역 피해가 우려된다는 단점이 있다. 또 사연댐 용수 공급 능력이 하루 18만 m³에서 12만5000m³로 줄어들어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반구대 암각화가 더 이상 훼손되는 것을 막고 물 부족 현상도 없는 최적의 방안이 생태제방안”이라며 “이제부터는 실질적인 암각화 보존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반구대 암각화#생태제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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