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정체 강남대로, 3월말부터 더 지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0일 03시 00분


신분당선 2.5km 연장 20일께 착공
편도 5차로 중 1개 차로씩 폐쇄… 2022년까지 극심한 교통혼잡 우려
논현로-반포대로도 정체 가중될듯

3월부터 지하철 신분당선 연장 공사가 시작될 강남대로 보도를 시민들이 걷고 있다. 강남대로는 하루 유동인구 100만 명이 넘는 서울의 최대 번화가다. 동아일보DB
3월부터 지하철 신분당선 연장 공사가 시작될 강남대로 보도를 시민들이 걷고 있다. 강남대로는 하루 유동인구 100만 명이 넘는 서울의 최대 번화가다. 동아일보DB
“지금도 이렇게 복잡한데 지하철 공사를 또 한다고요?”

서울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근처에 직장이 있는 회사원 박나영 씨(26·여)는 다음 달 출퇴근 걱정이 태산이다. 3월 말부터 강남대로에서 지하철 신분당선 연장구간 공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공사는 2022년까지 서울에서 차량과 사람 통행량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인 지하철 강남역에서 신사역에 이르는 구간에서 실시된다.

○ 5년간 ‘교통지옥’ 이어진다

신분당선은 현재 강남역에서 경기 수원시 광교역까지 운행 중이다. 이번 공사로 지하철 3호선이 다니는 신사역까지 노선이 연장된다. 공사 구간은 약 2.5km로, 완공은 2022년 1월이다. 강남역 지하에서 신사역 방면으로 터널을 뚫고 신논현역과 논현역 신사역을 환승역으로 바꾸는 대규모 공사다. 사업시행사인 새서울철도는 빠르면 20일경 공사를 시작한다.

9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바른정당 김성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신분당선 공사 중 편도 5차로인 강남대로의 차도 및 보도 폭이 줄어든다. 차도는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제외하고 구간에 따라 편도별 1개씩 폐쇄된다.

신논현역이 있는 교보타워 사거리의 교통체계도 바뀐다. 고속터미널 등에서 오던 차량이 한남대교 방향으로 가려면 이곳에서 P턴을 했지만 공사가 시작되면 노보텔앰배서더호텔 앞에서 U턴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한남대교 방향으로 신논현역과 강남역 사이 일부 구간에서는 택시 승하차가 전면 금지된다.

강남대로는 경기지역 광역버스 수십 개 노선이 있다. 시간당 차량 통행량이 최대 2700여 대(오후 8∼9시, 강남역→신논현역 기준)에 이른다. 사거리에서 신호를 2, 3번가량 받아야 지날 수 있다. 공사 기간 중 차로가 줄어 정체가 심각한 혼잡이 우려된다.

새서울철도와 서울시, 경찰은 공사 상황에 따른 우회대책을 마련해 안내할 계획이다. 우회경로는 경부고속도로와 반포대로 논현로 등이 꼽힌다. 2014년 4월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촬영을 위해 강남대로를 통제했을 때 서울시와 경찰이 우회경로로 안내한 구간이다. 하지만 이 도로들 역시 평소 극심한 정체에 시달리는 곳이다. 공사가 시작되면 남부순환로와 양재대로 테헤란로 등 강남 일대는 물론이고 경부고속도로와 한남대교 한남고가차도 남산1호터널 등 도심 연결 구간까지 혼잡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사회적 불편비용도 감안해야”

신분당선은 당초 1단계 사업계획 때 신사역까지 일괄 개통이 검토됐다. 2002년 당시 민간 사업자가 강남권과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이같이 제안했다. 하지만 당시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와 협의 과정에서 강남역으로 단축됐다.

전문가들은 비용과 수익만 따질 게 아니라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불편비용도 반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민자사업을 추진할 때 도심지 공사로 인한 혼잡과 시민 불편, 이로 인한 도시 경쟁력 약화를 감안하지 않는 게 문제다. 어차피 하게 될 사업은 한 번에 마무리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정책 방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도 “도심에서 대규모 공사를 추진할 때는 장기적 안목을 갖고 사회적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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