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기초교육 부실은 공과대학 교육 현장도 마찬가지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최근 2년 내 기업연구소에 입사한 신입 과학기술 인력의 직속 선배 또는 멘토를 대상으로 조사(100점 만점)한 결과, 공대 졸업생의 전공지식에 대한 기대수준은 69.7점이었지만 실제수준은 61.2점이었고, 공학기초는 61.6점(기대 68.3점)에 그쳤다. 이는 대학이 취업 일변도의 교육장으로 바뀌면서 학생들의 기초가 무너진 탓이다.
정부는 미래공학교육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산업계 수요에 맞는 창의적 공학인재 양성을 위해 2007년부터 공학교육혁신센터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10년간 혁신을 거듭해 왔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나 개선이 필요하다.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공학교육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새로운 제도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의 ‘공학교육인증제도’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우선 전공 교수법을 개선해 새롭게 프로그램을 인증한 뒤 모든 공학계열 학생들이 졸업할 때 최소 요구 역량을 갖추었는지 기초전공 실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영국 캐나다 등지에서는 공학교육인증을 통해 국가에서 정한 최소역량을 갖추었다고 입증되는 공대 졸업생에게만 공학사 학위를 주는 동시에 국가기술 자격인 기술사보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발달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미래 산업을 주도하고 혁신해야 할 우리 공학인들에게 주문하고 싶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통합형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선 자기 전공을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즉, 기계공학도라면 유체역학 등 필수전공과목을 기본적으로 숙지해야 한다.
전공지식의 토대 위에 융합적 사고와 창의적인 경험이 쌓여야 급변하는 산업사회가 필요로 하는 전문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패러다임에 적합한 인재는 튼튼한 전공지식 위에 융합지식을 쌓고 그 위에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더해가는 사람이다. 이 같은 노력에 실행력이 갖춰져서 우리 공학인들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혁신의 주역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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