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널간 최단 거리 15km 달해… 시외버스 2600원 더 지불해야
“같은 공항인데…” 승객 반발 예상, 서울시 “일단 동결후 추후 논의”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올해 말 개장할 예정인 가운데 공항 대중교통 요금 산정을 둘러싸고 관련 기관과 업계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버스회사 등은 추가 운행구간이 약 15km인 만큼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이렇게 되면 인천공항에 가는 이용객 중에서 2터미널에 위치한 항공사를 이용할 경우 더 많은 대중교통 요금을 내야 한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바른정당 김성태 의원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현재 1터미널에서 개장할 2터미널까지는 가장 가까운 도로도 15km에 이르고 차량으로 20분 정도 걸린다. 현재 검토 중인 대중교통 계획에 따르면 대부분의 공항버스는 1터미널을 거쳐 2터미널로 가는 방안이 유력하다. 버스는 공항 대중교통 중 분담률 40%를 차지한다.
공항버스는 일반면허(시외버스)와 한정면허(주로 리무진버스) 두 종류다. 일반면허는 국토부 요율에 따라 ‘거리비례제’로 요금을 정한다. 기준대로 요금이 정해지면 버스를 타고 2터미널로 갈 승객은 1터미널을 거쳐야 해 요금 2600원을 더 내야 한다. 김순경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기획부장은 “운행 거리가 늘면 그만큼 요금을 더 부과하는 게 원칙이다”라고 설명했다.
리무진버스가 대부분인 한정면허는 더 복잡하다. 한정면허는 교통 수요가 불규칙한 노선의 운송사업자에게 발급된다. 버스회사가 지방자치단체에 요금을 신고한다. 버스업계는 리무진버스의 요금 인상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일단 요금을 동결해 운행한 뒤 원가 상승 요인을 따져볼 계획이다. 경기도는 버스업계와 논의 중이다. 철도 상황도 비슷하다. 2터미널까지 6.4km가 연장된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요금 780원을 더 내야 한다. 서울역 출발 기준으로 1터미널 4150원, 2터미널 4930원이다.
2터미널에는 대한항공과 델타, 에어프랑스, KLM네덜란드항공 등이 입주한다. 만약 대중교통 요금이 인상되면 미국행 비행기를 타려고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이라도 어떤 항공사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다른 요금을 내는 상황이 벌어진다. 회사원 김진 씨(27·여)는 “같은 인천공항인데 어느 항공사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버스 요금을 달리 낸다는 건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일본 나리타(成田), 영국 히스로, 프랑스 샤를드골 등의 국제공항은 터미널에 상관없이 같은 대중교통 요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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