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연 가천대 명예교수(오른쪽)가 20일 전통 한복을 입은 다문화가정 주부들에게 큰절을 올리는 예법을 가르치고 있다. 가천대 제공
20일 인천 연수구 가천대 메디컬캠퍼스 인수당.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자녀를 낳은 뒤 인천에 살고 있는 다문화가정 주부 20여 명이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모였다. 한국차문화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소연 명예교수(70·교양학부)가 진행하는 ‘한국의 전통 차 예절-다도(茶道)’ 교육을 받기 위해서다.
“한국의 선조들은 차를 대접할 때 반드시 자신이 먼저 맛을 보고 권했을 정도로 손님을 배려하는 것을 예절로 여겼어요.”
최 교수가 직접 차를 따라주며 다도에 스며 있는 배려의 미학을 설명하자 베트남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등 아시아 5개국 출신 주부들은 머리를 끄덕였다. 이어 이들은 한복 바르게 입는 방법과 공수법(拱手法·절하기에 앞선 손가짐), 절하기 등에 대해서도 배웠다.
4년 전 한국에 온 카자흐스탄의 아이다쇼바 발잔 씨(33)는 “아름다운 한복을 입고 차 예절을 배우고 나니 한국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매우 유익한 시간”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 4주 동안 차 예절을 배우게 된다. 옛 사대부 여인들이 이웃과 친지를 초청해 차를 나눠 마실 때의 예절인 규방다례(閨房茶禮·인천시 무형문화재 제11호)도 배울 수 있다. 다식(茶食)과 같은 차 음식을 직접 만들고 전통놀이도 해본다. 최 교수는 “차 예절을 익히는 과정에서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차문화협회는 미국 프랑스 중국에 이어 일본까지 포함해 국내외 4만여 회원이 활동하는 단체다. 협회는 규방다례보존회 교육관(인천 남동구 구월동)에서 시민들에게 차 예절을 연중 무료로 가르치고 있다. 032-468-3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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