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도가니’ 사건으로 폐쇄된 광주 인화원 장애인들이 옮겨간 사회복지시설에서도 폭행과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지적장애인 원생을 폭행하고 급식비 등을 횡령한 혐의(폭행 등)로 광주 모 사회복지법인 대표이사 A 씨(52·여)와 원장 B 씨(48·여)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15년 2월 플라스틱막대로 자신이 대표로 있는 사회복지시설의 원생인 30대 지적장애여성 C 씨의 팔, 어깨 등을 서너 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C 씨가 머리를 자르지 않는다고 하자 A 씨가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 등은 최근 광주시 조사에서 ‘부식비나 법인후원금을 빼먹고 냉난방 시설을 제대로 가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시는 청문절차를 거쳐 A 씨와 B 씨를 해임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들이 원생들에게는 곰팡이 핀 빵이나 처방전 없이 약을 먹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A 씨에게 폭행당한 C 씨는 2011년 청각장애원생들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산 광주 인화학교 운영법인 소속 인화원 출신이다. A 씨의 사회복지시설에는 C 씨와 인화원에서 생활하던 원생 19명이 2012년 이전해 살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장애인단체들은 ‘도가니’ 사건의 간접적 피해자인 이들이 시설을 옮겨와서도 강압적 환경에서 폭행 등 학대를 당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이들은 22일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도가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장애인들의 거처를 안전한 사회복지시설로 옮겼다고 믿었는데 또 학대가 일어났다”며 “가해자가 피해자들이 있는 사회복지시설에 여전히 출근하고 있어 분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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