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않은 것 후회 안해”…2025년엔 여성 10명 중 1명 독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2일 16시 32분



중소 농기계 업체를 운영하는 윤모 씨(56·여)는 이른바 ‘골드미스’다. 심한 피부병 탓에 결혼 생각을 하지 못한 채 20, 30대를 보냈고, 사업에 몰두하다가 40대가 지나갔다. 가정을 꾸릴 마음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지금은 친구와 친척들의 ‘고민 상담사’를 자처하며 수다를 나누고 혼자 1년에 한 번씩 해외여행을 다니고 낙으로 살고 있다. 이 씨는 “결혼하지 않은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8년 후엔 이 씨처럼 50세가 될 때까지 한 번도 결혼하지 않는 독신 여성의 비율이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결혼·출산 행태 변화와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 전환’ 보고서에서 2015년 3.8%였던 50세 여성 독신율이 2020년 7.1%, 2025년 10.5%로 높아진다고 추계했다. 올해 42세인 1975년생 여성은 10명 중 1명꼴로 평생 독신으로 지낸다는 뜻이다.

이번 연구는 과거의 독신율 증가 추세가 그대로 이어진다는 가정에 따라 이뤄졌다. 50세 여성 독신율은 1990년 0.5%, 1995년 0.7%로 1% 미만이었지만 2000년 1.3%, 2005년 1.9%, 2010년 2.5% 등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전체 여성 중 90% 이상이 한 번이라도 결혼한 것으로 나타나는 연령은 1990년엔 29세였지만 1995년 30세, 2000년 32세, 2005년 36세, 2010년 39세 등으로 빠르게 높아졌다.

이는 결혼 가치관의 변화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분석이 많다. 통계청이 2년 주기로 실시하는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에 대해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하는 게 좋다”라고 긍정적으로 응답한 25~29세 미혼 여성의 비율은 1998년 52.5%에서 2014년 44.1%로 떨어졌고, 30~34세는 46.8%에서 35.6%로 낮아졌다.

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화대책기획단장은 “이러한 변화는 가족·집단 중심적 사고를 거부하고 개인적 선호를 강조하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며 “출산 기피가 직업·취미·봉사 등 개인적 추구를 방해받지 않기 위한 욕구 때문인지 시간을 두고 살펴봐야한다”고 말했다.

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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