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구상나무 숲 10년간 15%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4일 03시 00분


한라산 특산인 구상나무 숲이 10년 동안 15.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피라미드 형태로 곧게 펴진 푸른 모습, 죽어서도 기묘한 형상 등을 간직해 ‘살아서 100년, 죽어서 100년’이라는 별명이 붙은 구상나무는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한라산에 광대한 숲을 형성하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최근 발간한 ‘최근 10년 동안 한라산 구상나무 공간 변화’ 연구보고서에서 2006년 738.3ha였던 한라산 구상나무 숲 면적이 2015년 626.0ha로 줄었다고 23일 밝혔다. 10년 동안 구상나무 숲 112.3ha가 사라진 것이다.

한라산 진달래 밭에서 정상에 이르는 지역 84.6ha, 영실탐방로 일대 25.3ha, 큰두레왓 일대 8.0ha가 줄어든 반면 방애오름 일대는 5.6ha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구상나무 숲 분포 조사 결과 한라산 해발 1300m 이상에 626.0ha가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발 1510∼1700m 지역은 전체의 74.6%를 차지했다. 가로 15m, 세로 15m의 격자 규격에 구상나무 밀도가 10% 미만인 곳은 분포 지역에서 제외됐다. 구상나무 밀도가 11∼40%인 소밀도는 316.2ha, 41∼70%인 중밀도는 253.1ha, 71% 이상 고밀도는 56.7ha로 조사됐다.

고정군 세계유산본부 생물권지질연구과장은 “해발고도에 따른 변화를 분석한 결과 고지대 구상나무 감소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기후 온난화에 따른 감소로 보기는 힘들다”며 “태풍에 따른 뿌리 흔들림, 가뭄, 겨울철 폭설 등 복합적인 기상 이변으로 구상나무가 고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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