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미수습자 9명의 가족이 유일하게 바라는 것이었다. 세월호 인양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22일 어업지도선(무궁화2호)을 탄 가족들은 사흘째인 24일까지 단 한 명도 육지에 발을 올리지 않았다. 선체가 인양되는 모든 과정을 두 눈에 담기 위해서다.
단원고 허다윤 양의 아버지 허흥환 씨(53)는 여름용 슬리퍼를 신은 채 배에 올랐다. 진도 앞바다는 새벽녘이면 세찬 바람 때문에 체감기온이 영하에 가깝다. 허 씨는 팽목항 숙소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바로 배에 오르느라 짐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세월호가 수면 위에 오르는 모습에서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어 제대로 씻지도 못했다. 그는 “세월호가 완전히 인양되면 빨리 면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가족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23인승인 무궁화2호에는 가족과 해양수산부 관계자 등 40명이 넘게 타고 있다. 먹을 것이 없어 23일 식사는 컵라면이 전부였다. 24일에야 짜장밥과 김치 등의 식사가 나왔다. 가족들은 변변찮은 식사를 하면서도 오로지 바닷속에 있을 가족 생각만 했다. 단원고 양승진 선생님의 아내 유백형 씨(54)는 “미수습자 가족 모두가 함께 손잡고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호가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23일은 부부의 결혼기념일이었다.
세월호가 수면 위로 완전히 올라온 24일 오전 가족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안전하게 인양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호소했다.
세월호 인양이 마무리되면 후속 작업도 이뤄진다. 진도군은 27일 팽목항에 있는 미수습자 가족 등의 숙소를 세월호가 거치될 목포시 목포신항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현재 팽목항 5000m²에는 이동식 주택과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 가족회의실, 식당, 창고, 세탁실, 샤워장, 화장실 등 가족지원시설 25개동이 있다. 진도군은 업체에서 빌린 식당과 창고 등 10개동은 반납하기로 했다. 진도군은 분향소 2개동과 가족회의실 3개동은 해수부와 유가족 협의 상황을 지켜보며 옮기기로 했다. 진도군은 전체 가족지원시설이 옮겨지면 팽목항에서 진도항 2단계 건설사업을 진행한다. 한편 세월호 참사 가족 모임인 416가족협의회는 세월호 수색이 끝나 미수습자들을 찾고 사고 원인이 정확하게 확인된 뒤에 미수습자를 포함한 합동영결식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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