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대학을 바꾼다]“4차 산업혁명 시대, 낡은 교육 틀을 깨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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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교육혁신으로 위기 극복… 융합인재 양성 가속화

대학이 처한 환경은 갈수록 각박해지고 있다. 학령인구가 줄면서 신입생 수는 줄어들고, 등록금 동결·인하가 7, 8년째 이어지면서 새로운 시도에 나설 재원도 넉넉하지 않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을 위해서는 교육 혁신이 불가피하다고 대학 총장들은 입을 모았다. 이 때문에 각 대학의 수장인 총장들은 새로운 시도를 통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도약의 기회를 잡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교육 혁신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시험감독, 출석확인, 상대평가 등 낡은 제도를 없애고 장학·입학제도를 개편하는 등 제도를 혁신했다. 성적장학금 대신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장학제도를 손봤고, 공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해 논술전형을 없애고 학생부종합전형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염 총장은 “고려대는 대학이 바뀌면 사회와 국가가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격랑에 휩쓸리는 학생이 아니라 거친 파도를 현명하게 활용해 목적지에 다다르는 방법을 알아내는 인재를 키워내려 한다”고 말했다.

민상기 건국대 총장은 산업 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PRIME) 사업을 바탕으로 글로벌 융합 인재 양성에 나섰다. 민 총장은 “최근 발표한 ‘프라임 건국 2020’ 비전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지능정보화 시대를 마주하는 우리 대학의 다짐”이라며 “융합인재 양성을 위해 다양한 교육혁신 방안을 도입하고 학사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건국대는 학생들의 교육 선택권을 대폭 확대했다. 학생들에게 전공을 넘나드는 직무기술을 통합적으로 습득하게 해 융·복합 인재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김진성 고려사이버대 총장은 ‘교육이 우선인 학교’를 강조했다. 김 총장은 “대학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해결책은 높은 ‘교육의 질’”이라며 “학생들이 원하는 실질적인 콘텐츠를 갖추고 이를 잘 가르치는 대학은 급변하는 교육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려사이버대는 사이버대의 강점을 살려 하나의 학부 안에서 전공 간 경계 없이 유연한 교육을 통해 미래 사회를 대비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인문학, 사회과학, 공학을 모두 포괄하는 융합형 유연교육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성익 삼육대 총장은 총장 직속기구로 대학 교육 혁신을 위한 ‘교육혁신단’을 창단했다. 이를 통해 학부 교육정책 수립, 교육과정의 평가 및 개선, 교육의 질 개선 등을 지원한다는 것. 김 총장은 “시민의식, 소통, 창의적 사고, 자기주도, 글로컬 역량, 나눔 실천 등 6대 핵심 역량을 고루 갖춘 MVP 인재를 기르는 데 모든 자원을 집중하고, 이 과정을 혁신하기 위해 교육혁신단을 출범했다”고 말했다.
대학별 특성 살려 선택과 집중

천장호 광운대 총장은 대학이 잘할 수 있는 분야로의 특성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월에는 독일의 라이프니츠 저온플라스마(INP)연구소와 함께 ‘플라스마 의과학센터’를 개소했다. 이를 통해 각종 피부 질환 및 피부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메커니즘 연구와 의료기기 개발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 또 ‘지능형 국방 정보통신기술(ICT) 연구센터’를 통해 국방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방어시스템을 개발하고, 로봇학부는 대학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장호성 단국대 총장은 국내 대학 최초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 캠퍼스 구축에 나섰다. 장 총장은 “다양해진 학생들의 교육 수요를 충족시키고 정확한 진로지도를 하려면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했고, 전문가들과 고민 끝에 AI를 활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AI에 기반을 둔 교육지원 시스템을 통해 개인의 적성, 미래 희망에 맞는 1인 맞춤식 교육 서비스를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최영철 서경대 총장은 ‘유일성’과 ‘실용’을 추구하고 있다. 최 총장은 “선택과 집중, 알찬 교육환경, 융·복합 능력,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지향하는 교육이 대학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학과 통폐합, 단과대 신설 등을 통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뷰티아트센터가 있는 미용예술대에는 연평균 200명 이상의 유학생이 찾아오고 있다. 서경대가 한류 예술에 관한 전 분야를 다루면서 한류 콘텐츠의 생산, 전파 기지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황준성 숭실대 총장은 정보기술(IT)과 빅데이터의 융합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조적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2015년부터 소프트웨어학부, 스마트시스템소프트웨어학부, 통계학부가 참여하는 ‘빅데이터 융합전공’을 운영해 국내 최초로 빅데이터 전문가를 양성하는 학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학생들의 창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최초로 창업관련 학과인 벤처중소기업학부를 1995년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김기영 한국기술교육대(코리아텍) 총장은 기업이 원하는 실무형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총장은 “실험·실습 비중을 5 대 5로 교육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첨단 실험실습 장비가 구비된 연구실을 24시간 개방해 학생들이 학업에 몰입할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또 졸업 연구작품 제작을 의무화해 창의적인 종합 설계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점도 코리아텍의 저력으로 꼽았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4차산업혁명#교육#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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