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8살 여자아이를 살해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17세 소녀는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앓던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한 고교 자퇴생 A(17)양을 이번 주 6∼7일쯤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A 양은 지난 29일 흉기로 B 양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대형 쓰레기봉투 2장에 담아 아파트 옥상의 물탱크 건물 위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양은 이날 낮 12시 40분경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과 학교 인근 공원 놀이터에서 놀던 초등학교 2학년 B 양(8)에게 접근해 자신이 사는 집으로 데려갔다. 경찰은 아파트에 설치된 CCTV를 분석해 A 양이 이날 낮 12시 49분 B 양과 단둘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올라가는 장면을 확인했다.
A 양은 7년 전부터 우울장애와 환청, 망상에 시달리는 초기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앓아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이유를 밝히기 위해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를 투입했다.
A 양은 경찰에 붙잡힌 뒤 자신이 살해했다고 시인은 했지만 그 밖에는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범행 동기 등 구체적 진술은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내가 한 게 아닐 거야’와 같은 현실부정일 수 있다”고 설명하며, 일부 전문가가 제기한 ‘해리성 (기억)장애’에 관해서는 “섣부르게 판단할 수 없다”고 말을 삼갔다. 해리성 장애란 다중인격을 보이며 하나의 인격일 때 다른 하나의 인격이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질환을 말한다.
A 양이 정신질환 치료를 제때 받지 않아 증상이 나빠지면서 범행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A 양의 부모는 “사건이 일어나기 하루 전날인 28일에도 병원치료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한편 경찰은 아파트에 설치된 CCTV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번 사건을 A 양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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