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법 암기 아닌 실제 요리 잘하는지 평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6일 03시 00분


고교 평가 어떻게 바뀌나


“조리법을 얼마나 잘 외우는지를 보는 게 아니라 실제로 요리를 얼마나 잘하는지를 보겠다는 것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과정중심평가’를 추구한다. 지금까지는 시험지를 통해 학생이 머릿속에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측정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수업 시간에 학생이 하는 행동을 보고 교사가 학생 역량을 서술식으로 기록한다. 기존에는 학습 결과 평가를 통한 서열화가 목적이었다면 새 교육과정은 학생 개개인의 능력과 잠재력을 최대한 계발하는 게 평가의 방향이자 목적이 된다.

시험을 안 보고 성적을 매기는 과정중심평가에 대해 권대봉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요리’에 비유해 설명했다. 기존에는 학교에서 요리를 가르칠 때 학생들은 글로 음식의 조리과정과 그 안의 영양소에 대해 열심히 외워서 시험을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새 교육과정에서는 수업시간에 실제로 요리를 하면서 얼마나 잘하는지를 평가한다는 것. 권 교수는 “요리에 대한 ‘지식’이 아닌 ‘역량’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 교육과정은 지필고사를 지양하고 토의·토론 수업이나 발표, 팀 활동 등을 통해 ‘학생의 성장 과정을 수업과 연계해 실시하고 기록’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내신에서 지필고사의 영향력은 이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가르치는 방식과 평가 방법이 모두 질적으로 변한다. 내년부터는 고교 수업에서 교사의 강론보다는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의 수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혼자 성취할 수 있는 과제보다 여럿이 힘을 합해야 해결할 수 있는 집단적 과제 비율이 늘어날 것이다. 2015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제시된 협력적 문제해결력 과제가 좋은 예다. △논쟁·토론·협상·합의를 통한 집단 의사결정 과제 △구성원 각자가 가진 특정 정보나 역량을 종합하고 상호 교류해야만 문제 해결이 가능한 과제 △협력 글쓰기 과제 등이 내년부터 학교 현장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는 △관찰 평가 △프로젝트 평가 △보고서 평가 △수행 평가 △동료 평가 등 5가지 평가 방식이 제안돼 있다. 각 학교와 교사가 수업 구성권이나 평가권을 더욱 자율적으로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구두 평가 △글쓰기 평가 등 교사마다 참신한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 교사의 평가뿐만 아니라 자기 평가 및 동료 평가도 중요하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교사별로 학생부 기재 수준이 다른 현실을 보완하기 위해 교육부는 구체화된 학생부 작성 세부 지침과 예시 자료집을 만들어 일선 현장에 배포할 계획이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교육#과정중심평가#개정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