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속철 춘천 구간 지하화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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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지역사회, 정부에 공식 건의… 예비안대로 건설시 도심단절 가능성
공사비 2000억 추가돼 결과 미지수

강원 춘천시와 지역사회가 서울∼춘천∼속초를 연결하는 동서고속철의 춘천 구간 지하화를 정부에 공식 건의하기로 했다.

6일 춘천시에 따르면 시 내부 검토와 시의회,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결과 고속철 춘천 구간은 지하화 건설이 필요하다는 데 최종적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춘천시는 강원도를 거쳐 국토교통부에 이를 건의할 계획이다.

춘천시는 지하화 검토 과정에서 시민 정서나 지역 개발 구상, 철도 건설 추세 등 종합적인 면에서 지하화가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했다. 주민들은 2010년 개통된 경춘선 복선전철 건설 당시에도 지하화를 강력히 요구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동서고속철은 정부의 예비타당성 안처럼 고가 방식으로 건설되면 교각 높이가 소양2교보다 7m 높아 자연 및 도시경관을 심하게 훼손하는 것은 물론 춘천 도심을 동서로 단절시킬 가능성이 크다.

특히 철도가 지나는 신사우동 등 강북 지역은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곳으로 개발 잠재성이 크고 교육시설 3곳, 아파트 단지 5곳, 택지지구 2곳이 밀집돼 있어 지상 철도 건설 시 주거와 교육 환경이 침해받을 수 있다.

근화동 구간도 중도에 추진 중인 레고랜드 테마파크를 비롯해 캠프페이지 개발, 의암호 명소화 사업 등에 따라 수변지역 개발 수요가 커 앞으로 춘천시의 호수관광벨트 조성에 차질이 우려된다.

춘천시 도시계획위원회와 시의회, 행복도시춘천만들기위원회도 전문가 의견을 들어 지하화 건설에 동의했다.

춘천시는 이 같은 의견을 바탕으로 춘천역∼신사우동 두미르아파트∼우두택지지구∼신동 올미마을 구간에 대해 지하로 건설하는 방안을 1안으로 마련했다. 이 노선의 지하화가 기술적으로 어려울 것에 대비해 춘천역을 근화동 청와아파트 쪽으로 옮기는 방안도 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하화할 경우 공사비가 추가로 들기 때문에 정부가 이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춘천시는 지하화로 최고 2000억 원의 사업비가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동용 춘천시장은 “추가 비용이 총공사비로 예상되는 약 2조 원의 20%를 초과하지 않아 예비타당성 조사는 다시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추가 사업비에 대해서도 대안을 세워놓고 있다”고 밝혔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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