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정시전형에서 과학탐구 두 과목을 모두 Ⅱ(심화과목)로 응시한 학생에게 가산점을 줬던 정책을 1년 만에 폐지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서울대는 변경된 내용을 예고하지 않았고, 지난달 말 2018학년도 입학전형을 공고할 때도 안내하지 않았다. 일부 교사와 학생은 “어려운 Ⅱ과목을 가산점 때문에 일부러 준비했는데 피해를 보게 됐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서울대는 지난해 처음으로 정시에서 과탐을 Ⅱ+Ⅱ로 응시할 경우 모집단위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1배수 점수 폭의 3%를 가산점으로 부여했다. 원래 큰 변화가 예고되는 입시정책은 2년 전 예고해야 한다. 서울대는 2017학년도 수능을 치르는 학생들이 고교에 입학하기 전 해당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2013년 11월에 예고했다.
당초 서울대의 정책은 과탐 Ⅱ 응시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고교 교육을 정상화한다는 목적에 따른 것이었다. 서울대는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 전체 모집단위와 일반전형 미대 및 사범대 체육교육과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할 때도 과탐 한 과목 이상은 Ⅱ를 봐야 한다고 규정했다.
그런데 지난달 31일 서울대 입학관리본부가 공고한 2018학년도 입학전형에는 가산점을 준다는 내용이 사라졌다. 서울 A고 교장은 “변경 공고가 따로 없었기에 당연히 올해도 가산점을 주겠거니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서울대는 해당 정책을 폐지했다. 도입 목적과 달리 과탐을 Ⅱ+Ⅱ로 응시한 학생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Ⅱ과목이 난도 조절 실패나 문제 오류로 1개만 틀려도 3등급이 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지난해에도 고민이 많았지만 예고했던 거라 시행했다”며 “그런데 2017학년도 물리Ⅱ 문제도 출제 오류가 생겼다”고 말했다. Ⅱ+Ⅱ를 공부하는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한 차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이 정책을 폐지하는 건 예고가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학생 부담을 완화해 주는 것이라 예고 필요성도 없다”고 했다. 입학전형에 ‘가산점 정책은 폐지한다’는 설명은 해 줘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달에 올릴 자료나 향후 설명회에선 달라진 점을 명시할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가산점을 폐지했어도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학교생활기록부를 평가할 때 Ⅱ과목을 이수한 학생을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은 바뀐 게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A고 교장은 “일부 상위권 고3과 재수생은 서울대 때문에 힘들게 Ⅱ+Ⅱ를 공부하고 있는데 변경됐다면 미리 알려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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