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점박이’ 소재된 바타르 등 11점… 밀반입 문화재 해외반환 첫 사례
몽골정부, 우리측에 장기대여 ‘화답’
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에르덴바트 간바트 몽골 대검 차장, 김주현 대검 차장, 임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 박사(왼쪽부터)가
몽골에서 밀반입된 육식공룡 ‘타르보사우루스 바타르’ 머리 화석을 살펴보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한국에 밀반입된 몽골의 공룡 화석 11점이 고향으로 돌아간다. 대검찰청은 ‘타르보사우루스 바타르’ 화석 3점을 비롯해 프로토케라톱스·하드로사우루스·공룡알 화석 등 총 11점을 7일 몽골 정부에 반환했다고 9일 밝혔다. 다만 몽골 정부는 화답 차원에서 이 화석을 한국 정부에 장기 대여하기로 했다.
반환 화석 중 타르보사우루스 바타르는 2012년 국내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의 주인공이다. 타르보사우루스는 약 7000만 년 전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길이 10∼12m, 무게 5, 6t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육식 공룡으로 추정된다. 몽골에서만 화석이 발견돼 ‘몽골 민족의 혼’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타르보사우루스 화석 등이 국내에 반입된 건 3년 전. 검찰에 따르면 2014년 5월 문화재 밀매업자 문모 씨와 양모 씨는 몽골 현지 도굴꾼에게 4억6700만 원을 주고 화석 도굴을 요청했다. 현지 도굴꾼은 고비 사막에서 타르보사우루스 등 11점을 캐내 문 씨 등에게 전달했다. 문 씨 등은 화석을 금속상자에 솜, 천과 함께 넣은 뒤 한국으로 들여왔다. 세관 등에는 몽골 전통 가옥인 ‘게르’ 자재라고 속였다.
문 씨 일당은 화석을 양 씨의 창고에 숨겨뒀다. 그러나 양 씨가 문 씨 몰래 이모 씨에게 1억3300만 원을 빌리고 화석을 넘겼다. 문 씨는 횡령 혐의로 양 씨를 고소했고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밀반입 문화재임이 확인됐다.
이번 반환은 한국 정부 차원에서 외국에 밀반입 문화재를 돌려준 첫 사례다. 타르보사우루스 화석은 2012년 미국 경매시장에서 100만 달러(11억3600만 원)에 거래될 정도로 가치가 높다. 정부는 경기 과천시 국립과천과학관 등에 화석을 전시할 계획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