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주실 뽑던 나주잠사, 문화예술공간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1일 03시 00분


5월 19일 ‘문화아트 플랫폼’ 개장… 콘텐츠 개발-전시공간으로 활용

전남 나주시 금남동에 위치한 옛 나주잠사 공장. 일제 강점기 식민지 수탈의 아픔을 간직한 건물은 리모델링을 통해 다음 달 문화 창작 발전소로 변신한다. 나주시 제공
전남 나주시 금남동에 위치한 옛 나주잠사 공장. 일제 강점기 식민지 수탈의 아픔을 간직한 건물은 리모델링을 통해 다음 달 문화 창작 발전소로 변신한다. 나주시 제공
일제 강점기 수탈의 상징이었던 전남 나주잠사(蠶紗)가 문화예술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나주시는 다음 달 19일 나주잠사 문화아트 플랫폼을 개장한다고 20일 밝혔다.

나주잠사 문화아트 플랫폼 조성 사업은 입점 업체의 폐업 등으로 용도가 사라져 방치된 건물에 문화예술이라는 옷을 입혀 콘텐츠 개발과 전시, 교육 공간으로 활용하는 프로젝트다. 나주시는 최근 명칭 공모를 통해 이곳을 ‘나주 나빌레라 문화센터’로 명명했다. 누에고치가 나비가 돼 완전한 모습으로 날아오르는 것을 형상화한 명칭으로, 시인 조지훈의 ‘승무’에서 따왔다.

금남동에 위치한 나주잠사(부지 4637m², 연면적 1574m²)는 일제 강점기부터 1970년대 후반까지 누에고치에서 명주실을 뽑던 곳이다. 1910년 일본인이 설립한 회사로 한때 종업원이 1000명이 넘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 1970년대 나일론의 등장으로 양잠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1978년 폐업했다. 건조시설과 창고, 누에고치 보관소 등 1∼4층 규모 건물 6동과 굴뚝 등이 옛 모습을 간직한 채 남아 있다.

나주시는 53억 원을 들여 창고 등을 문화예술 프로그램 교육을 위한 갤러리, 기획전시실, 공동장비 활용이 가능한 개방형 공예실 등으로 리모델링했다. 나주시 관계자는 “일제 강점기 지역민의 아픔이 서려 있는 폐건물이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센터를 지역 예술가를 위한 문화 교류와 창작, 전시, 주민 소통의 거점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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