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중증 질환 범위를 확대하고 기준도 강화해 미달 운전자는 운전면허를 박탈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추진된다.
경찰청은 30일 △기면증, 뇌전증(간질), 치매 등 신경정신과 질환 △협심증 등 심혈관 질환 △당뇨 △알코올중독 △시력장애 등 중증질환에 대한 의학적 기준을 신설하거나 기준을 강화해 이에 미달할 경우 운전면허를 박탈하도록 도로교통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도로교통법 82조는 치매, 조현병 등 정신 중증질환을 ‘정상적인 운전을 할 수 없는 경우’로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질환을 앓는 운전자도 6개월 이상 장기입원 치료 기록만 없으면 별다른 제재 없이 운전을 할 수 있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운전 자격 제한 중증질환 기준 신설 및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 법안은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발의해 지난달 국회에 상정된 상태다.
이번 법 개정은 지난해 7월 부산 해운대 교차로에서 한 외제 승용차가 난폭하게 질주하며 많은 사상자를 낸 사건이 계기가 됐다. 당시 사고 차량은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도로 중앙선을 넘나들며 행인들을 치었고 그 과정에서 모두 3명이 숨지고 21명이 다쳤다. 경찰 조사결과 사고 운전자는 뇌전증 환자였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 자격 제한 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을 신청해놓은 상태로, 공청회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는 개정법이 시행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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