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위안부 합의를 ‘외교적 성과’로 표현한 보고서를 집필진 동의 없이 발간해 논란을 일으킨 여성가족부가 해당 보고서를 게재 3시간 만에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보고서의 결론에 반발하는 집필진의 의견을 반영해 수정하기 위해서다.
여성가족부는 4일 오전 9시 예고대로 홈페이지에 게재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관한 보고서’를 오전 11시 반경 삭제했다.
이는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와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의 집필진 10명 중 이신철 성균관대 교수 등 4명이 “위안부 합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보고서의 결론이 집필진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발간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의한 데 따른 것이다.
여가부와 학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집필진은 2014년 7월 정부 위안부 백서 편찬을 위한 보고서 작성을 의뢰받은 뒤 이듬해 12월 30일 보고서를 여가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제출 이틀 전 이뤄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평가를 반영하기 위해 다시 수정 작업에 돌입했고, 결론 부분을 놓고 찬반이 극명히 갈리자 분리된 보고서를 각각 제출했다. 위안부 합의에 대한 평가 부분은 교수 1명이 단독 집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신철 교수 등 4명은 여가부가 대통령 선거를 한 주 앞둔 4일 보고서를 발간한다는 사실을 전날에야 뒤늦게 전해들은 뒤 5일 여가부에 공식으로 항의했고, 여가부는 이들의 의견을 수용해 보고서를 수정하기로 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보고서 머리말에 ‘각 장(章)을 집필진이 독립적으로 집필했고, 위안부 합의에 대한 평가는 집필진 내부에서도 엇갈렸다’는 내용을 넣는 식으로 수정한 뒤 다시 게재한다”고 말했다. 다만 위안부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결론 부분은 수정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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