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7ha 잿더미-이재민 79명 발생
9일 ‘반가운 비’… 잔불 완전 진화… 경찰, 실화 수사… 입산자 파악 나서
강원 강릉과 삼척 일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사흘 만에 가까스로 진화됐다. 그러나 이번 산불로 축구장 457개 크기에 달하는 백두대간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9일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0분을 기해 삼척 일대의 산불이 모두 꺼졌다. 6일 오전 11시 42분경 시작돼 약 72시간 만에 진화된 것이다. 산림당국은 재발화 등에 대비해 산불현장 감시체계를 강화했다.
이날 삼척 산불 현장에는 해가 뜨자마자 헬기 36대를 비롯해 군 장병 등 9100여 명의 인력이 투입돼 ‘진화작전’을 펼쳤다. 그동안 진화의 걸림돌이었던 강풍도 이날은 잦아들었다. 오후에 내린 비도 잔불을 끄는 데 도움이 됐다.
7일 재발화한 강릉 산불도 이날 오전 6시 34분을 기해 완전히 진화됐다. 6일 오후 3시 27분 발화한 이후 63시간 만이다. 이날 강릉시 성산면 일대에는 헬기 2대와 인력 570명이 투입돼 잔불 제거작업을 벌였다.
사투 끝에 산불을 껐지만 피해는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삼척 243ha, 태백 27ha, 강릉 57ha 등 4일에 걸친 산불로 총 327ha가 불에 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축구장 면적(7140m²)의 457배이고 서울 여의도(2.9km²)보다 넓다. 2000년 강원·경북 일대(2만3183ha), 1996년 고성(3762ha), 2005년 양양(973ha), 2004년 강릉(430ha)에 이어 1996년 이후 강원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중 다섯 번째로 피해가 컸다.
또 강릉과 삼척에서 주택 37채(폐가 6채 포함)가 소실됐고 이재민 79명이 발생했다.
이번 산불은 두 곳 모두 입산자의 실화 탓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찰은 산림청 특별사법경찰관 등 유관기관과 함께 기초 수사에 착수했다.
산불 현장 주변에서 탐문을 벌이고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모든 입산자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산불피해 이웃돕기 성금 모금에 나섰다. 26일까지 강릉시청 1층 현관에서 모금 활동을 벌이고, ARS(060-701-9595, 한 통화에 2000원)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0095, 한 건에 2000원), 계좌(농협 790125-62-546484)를 통해서도 온정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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