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영종도 인천해경서 기지에서 공기부양정에 승선한 경찰관들이 인명구조 훈련을 하고 있다. 인천해경은 매달 4차례 정기적으로 기지 훈련을 실시한다.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 제공
지난달 23일 오후 3시 40분경 인천해양경비안전서 상황실에 긴급 전화가 걸려 왔다. 인천 중구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에 놀러 온 염모 씨(64·여)가 세수를 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는 신고였다. 마침 당시 무의도 나루터에는 휴일을 맞아 관광객 안전사고에 대비해 인천해경서 소속 30t급 공기부양정이 대기하고 있었다. 상황실은 즉각 공기부양정 경찰관들에게 출동 명령을 내렸다. 응급구조요원 강희수 경장(36)을 비롯한 6명이 3분 만에 현장으로 달려갔다.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강 경장은 염 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면서 공기부양정으로 옮겼다. 육지로 연결되는 잠진나루터로 향할 때 다행히 염 씨는 의식을 되찾았다. 나루터에 대기하던 119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염 씨는 응급치료를 받고 위기를 넘겼다. 강 경장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응급환자는 골든타임이 중요하기 때문에 심폐소생술을 바로 실시했다”고 전했다.
인천 앞바다나 인근 섬으로 나들이를 떠나는 관광객이 늘면서 인천해경 경비함은 더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인천해경 경비함은 모두 18척. 평소 해상에서 경비업무를 수행하지만 응급환자가 생겼다는 신고를 접수하면 바로 현장에 투입된다. 18척의 경비함을 타는 경찰관은 151명. 이 가운데 40여 명이 인명구조사나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모든 경비함에 적절한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경찰관이 2명 이상 승선하는 셈이다.
피를 많이 흘리거나 골절이 심각한 중증 외상환자 이송을 위해서는 중구 영종도에 있는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 항공단 소속 헬기 2대가 출동한다. 헬기에는 산소호흡기를 비롯한 응급의료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응급조치를 하면서 병원으로 신속히 옮길 수 있다.
지난해 1분기(1∼3월)에 발생한 응급환자 14건에 경비함이나 헬기가 출동했다. 올해 같은 기간에는 23건으로 증가했다. 대부분 섬 여행을 갔다가 다치거나 낙상(落傷)하는 사고가 많다. 본격적인 꽃게 조업이 시작되자 그물을 내리거나 끌어올리다가 사고를 당하는 선원도 적지 않다.
인천해경은 인천항이나 주변 섬에서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는 낚시꾼들에게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인천항에서 낚시어선업 신고를 하고 영업하는 낚싯배는 모두 261척이다. 연간 19만 명 이상이 이 낚싯배를 탄다. 정식으로 신고한 낚시어선은 사고에 대비한 보험이나 공제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고 있다. 선내 화재를 잡는 소화기 같은 장비도 설치돼 있다. 선주와 선장 등은 안전사고 예방에 관한 전문교육을 필수적으로 받는다. 선박 안전검사도 정기적으로 받는다.
문제는 수산물을 잡는 일반 어선이 낚시꾼을 태우고 나가는 불법 영업이다. 작은 어선에 정원을 훌쩍 넘게 태우면 대형 인명사고가 날 확률이 크다. 침몰이나 충돌 사고가 났을 때 승선자 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어려워 초기 대처에 어려움이 많다. 안전교육도 받지 않아 정상적인 항해구역을 벗어난 곳에 배를 세워놓고 영업하기 일쑤다.
황준현 인천해경서장(54)은 “배를 타거나 바다에 나가는 관광객은 반드시 구명조끼를 입어야 한다”며 “낚시꾼들은 승선에 앞서 정식으로 신고한 낚싯배인지를 확인하고 탑승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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