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으뜸의 트렌드 읽기]부담스러운 5월의 선물… 역시 현금이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2일 03시 00분


송으뜸 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과장
송으뜸 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과장
우리의 모든 관심이 대선 정국을 향했다. 각종 기념일로 분주했을 5월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그럼에도 이번 5월 역시 부모와 스승, 자녀에게 감사와 존경, 그리고 사랑을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이어질 것이다.

마음을 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이 담긴 한마디의 말이지만,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럴 때는 선물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 선물은 부드럽고 세련된 방식으로 마음을 전달하도록 돕고, 관계를 더욱 친밀하게 만드는 매개체이자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한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조사 결과 성인 남녀 10명 중 9명(89.6%)은 저렴해도 뜻하지 않은 가벼운 선물은 상대방을 기쁘게 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또 절반가량(51.4%)은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을 만큼 선물은 주는 사람에게도 기쁨을 선사하는 매개체였다.

하지만 선물에 대한 부담감도 점점 커지는 듯하다. 적정한 가격대를 고민하고, 종류를 고르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 소비자의 74.3%가 선물을 고르는 것을 어렵게 느낀다는 데서 그런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선물의 크기와 가격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재단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것도 부담감을 증폭시키는 원인이다.

선물을 받을 때는 향후에 보답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는 사람(84.3%)이 상당수였다. 결국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선물에 담긴 진심보다는 선물에 의한 부담감을 더 크게 느낀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내키지 않는 선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많다는 의견도 10명 중 6명(61.3%)에 달했다.

현금으로 선물을 대신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전체의 74.2%가 선물을 받게 된다면 현금 또는 상품권으로 받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다. 그에 비해 선물로 현금을 주고받는 것이 부끄럽다는 인식(12%)의 비율은 매우 낮았다. 과거에는 성의 없어 보인다고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원하는 것을 직접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현금 선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30, 40대 소비자(30대 78.9%, 40대 76.1%)의 바람이 강했다. 평소 주로 선물을 많이 하는 품목도 현금(44.6%·복수 응답)이었는데, 현금을 선물로 주는 모습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2015년 39.4%→2016년 41.5%→2017년 44.6%)가 뚜렷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시간 속에 행복해야 할 5월 ‘가정의 달’이 이따금 피곤하게 느껴지는 것도 결국 선물을 둘러싼 다양한 고민과 부담감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선물의 종류와 크기, 형태를 무시하기는 힘들겠지만 이번에는 선물에 담긴 상대방의 진심을 먼저 살피려는 마음가짐이 좀 더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송으뜸 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과장
#5월의 선물#현금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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